바다 위 인공섬 시토피아 (권오순·안희도) 지성사 펴냄, 2012.1.4.
‘미래를 꿈꾸는 해양문고’ 가운데 스무째 책으로 나온 《바다 위 인공섬 시토피아》를 읽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토목공학으로 바라본 이야기만 흐른다. 바다가 어떠한 곳인지 제대로 밝히거나 살피거나 들려주는 말은 한 줄도 없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동쪽과 서쪽과 남쪽이 바다이니까, ‘바다 개발’을 잘 해야 할까? 그런데, 아무리 토목공학으로 바라보면서 ‘바다 개발’을 말하려 한다 하더라도, 바다를 그대로 두면서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고 낙지를 잡는 일이나 바다에서 김과 톳과 매생이와 굴을 길러서 얻는 일로 거두는 ‘경제 효과’쯤은 알아볼 노릇이 아닐까? 고기잡이를 할 적에 먼바다에서 얼마나 거두고 대륙붕 언저리에서 얼마나 거두는가를 살펴볼 노릇이 아닐까? 갯벌과 바다와 숲과 멧자락과 마을이 서로 어떻게 얽히는가를 찾아볼 노릇이 아닐까? 바닷가를 잔뜩 시멘트로 발라서 숲과 바다 사이를 끊으면 숲과 바다가 모두 망가지는데, 토목공학 전문가인 두 사람은 이를 얼마나 알까? 뭍은 거의 다 ‘개발’했으니 바다로 눈을 돌리자고 외치는 책은 여러모로 쓸쓸하고 무섭기까지 하다. 4348.1.3.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