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化)' 씻어내며 우리 말 살리기

 (192) -화化 192 : 국산화시키다


해외에서 매번 수입해야 하는 부품을 한수원과 국내 업체가 손을 잡고 국산화시켰으니 칭찬받을 일이라는 것이다

《김성환,이승준-한국 원전 잔혹사》(철수와영희,2014) 30쪽


 국산화시켰으니

→ 국내에서 만들었으니

→ 한국에서 만들었으니

→ 우리가 만들었으니

→ 우리 손으로 만들었으니

→ 우리가 손수 만들었으니

→ 우리 힘으로 만들었으니

 …



  보기글을 살피면 “국내 업체가 손을 잡고 국산화시켰으니”처럼 나옵니다. 같은 말을 되풀이합니다. “국내 업체가 손을 잡고 만들었으니”로 손질해야 올바릅니다. ‘국산화’는 “우리가 손수 하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化’와 ‘시키다’를 나란히 붙이는 말투도 얄궂지만, 말뜻을 제대로 헤아리지 않고 이처럼 쓰는 글도 얄궂습니다.


 국산화 비중을 높이다

→ 국내에서 더 만들다

→ 우리가 손수 더 만들다

 자동차 산업의 눈부신 발달로 부품의 완전 국산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 자동차 산업이 눈부시게 발돋움하여 부품을 모두 손수 만들 수 있다

 인공위성을 국산화하다

→ 인공위성을 한국에서 만들다

→ 인공위성을 우리가 손수 만들다


  경제를 이야기하면서 ‘국산화’라는 한자말을 으레 씁니다. 쓸 만하니 쓸는지 모르나, 깊이 살피지 않기에 자꾸 쓴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만들다”나 “우리가 손수 만들다”나 “한국에서 만들다”처럼 적으면 쉽고 부드러우면서 또렷하거든요.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국내에서 만들다”처럼 적습니다. 4348.1.1.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나라밖에서 늘 사들여야 하는 부품을 한수원과 국내 업체가 손을 잡고 만들었으니 잘한 일이라는 셈이다


‘해외(海外)에서’는 일본사람이 쓰는 한자말이기에 ‘나라밖에서’나 ‘다른 나라에서’로 고쳐쓰고, ‘매번(每番)’은 ‘늘’이나 ‘언제나’로 손봅니다. ‘수입(輸入)해야’는 ‘사들여야’로 손질하고, ‘칭찬(稱讚)받을’은 ‘잘한’으로 손질하며, “일이라는 것이다”는 “일이라는 셈이다”로 손질합니다.



국산화(國産化) : 필요한 물품을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될 수 있는 한 자기 나라에서 생산함

   - 국산화 비중을 높이다 / 인공위성을 국산화하다

     자동차 산업의 눈부신 발달로 부품의 완전 국산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



 '-화(化)' 씻어내며 우리 말 살리기

 (193) -화化 193 : 성충화


“거의 성충화된 번데기는 확실히 눈길을 끄네요.” “그건 그것대로 식감이 좋아요.”

《야나하라 노조미/채다인 옮김-다카스기 가의 도시락 3》(AK커뮤니케이션즈,2011) 138쪽


 거의 성충화된 번데기

→ 거의 어른벌레가 된 번데기

→ 어른벌레가 다 된 번데기

→ 거의 다 자란 번데기

 …



  ‘성충’이나 ‘유충(幼蟲)’은 한국말이 아닙니다. 한국사람이 쓸 낱말이 아닙니다. 생물을 밝히는 일을 하는 학자나 전문가는 이런 한자말을 함부로 쓰지만, 이런 낱말을 쓰기에 전문가가 되지 않고 학자라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른벌레’와 ‘애벌레’라는 낱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벌레·애벌레’를 안 쓰고 ‘성충·유충’을 써야 학문이나 인문학이 되지 않습니다. ‘어른벌레·애벌레’를 안 가르치고 ‘성충·유충’을 가르쳐야 학교 교육이 되지 않습니다. ‘성충’이나 ‘유충’은 한국말이 아닌 터라, 이런 낱말에 ‘-化’를 붙일 적에는 더더욱 한국말하고 동떨어집니다.


  한국사람이 한국에서 배우거나 학문길을 걷지 않고 자꾸 일본책이나 일본 학문을 엿보기에 ‘성충·성충화’라든지 ‘유충·유충화’ 같은 말을 얄궂게 써서 퍼뜨리는구나 싶습니다. 4348.1.1.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거의 다 자란 번데기는 아주 눈길을 끄네요.” “그건 그것대로 먹는 맛이 좋아요.”


‘확실(確實)히’는 ‘뚜렷이’나 ‘아주’나 ‘매우’로 손질합니다. ‘식감’이라는 낱말은 한국말사전에 안 실린 한자말입니다. 아마 ‘食感’처럼 적을 듯한데, 이 한자말은 일본말이지 싶어요. “먹는 맛”이나 “먹는 느낌”이나 “씹는 맛”이나 “씹는 느낌”으로 바로잡습니다.



성충화 : x

성충(成蟲) : 다 자라서 생식 능력이 있는 곤충. ≒ 어른벌레·어미벌레·엄지벌레. ‘어른벌레’로 순화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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