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이가 잠들기 앞서



  마을 어귀 빨래터를 치우고 나서 집으로 돌아와서 빨래를 하는데, 작은아이가 누나 밥그릇에 있던 메추리알을 손으로 살짝 집어서 “보라 먹어도 돼?” 하고 묻는다. 빙그레 웃으면서 먹고 싶다는 작은아이한테 “안 돼.” 하고 말하니,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운다. 빨래를 하느라 손을 쓸 겨를이 없다고 할 만하지만, 빨래를 살짝 그친 뒤 ‘메추리알이 먹고 싶구나? 기다리렴. 그 메추리알은 누나 몫이니 두고, 네 몫은 따로 그릇에 담아 줄게.’ 하고 말하면 얼마나 사랑스러우면서 즐거웠을까. 빨래를 마치고 나와서 작은아이를 들여다보니 낮잠에 빠져들었다. 새근새근 잠들기 앞서 메추리알을 하나 더 먹고 싶었나 보다. 아무쪼록 꿈에서는 메추리알바다를 헤엄치기를 빈다.


  낮잠을 달게 자고 일어난 작은아이한테 메추리알조림을 다시 끓여서 밥그릇에 담아 건넨다. 4347.12.3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4-12-31 22:37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올 한해도 좋은 글들과 사진들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마음속에 품으신 사랑의 꿈~ 한껏
이루시길 빕니다~*^^*

숲노래 2014-12-31 22:58   좋아요 0 | URL
아아, 고맙습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늘
너그럽고 따사로운 마음이 되어
올 한 해뿐 아니라
새로운 한 해에도
아름다운 삶 누리시기를 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