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1. 취학유예·정원외관리
날이 밝는다. 한 해가 저물기까지 며칠 안 남는다. 새로운 한 주를 연다는 월요일을 지난주부터 기다렸다. 왜냐하면, 오늘 월요일에 면사무소나 면내 초등학교에 가서 ‘취학 유예 신청서’를 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알아보고 여쭈니, 면사무소에 가서 ‘취학 유예 신청서’를 쓰면 된다 하고, 한 해를 넘기고 난 뒤에는 초등학교에 가서 이 신청서를 쓰면 된다 하는데, 더 살피니, ‘정원 외 관리 신청서’를 써서 ‘정원 외 관리 증명서’까지 받아야 한다. 학교는 공공기관이라서 처음부터 ‘정원 외 관리 증명서’를 내주지는 않고, 석 달 동안 ‘무단결석’으로 두는 때를 기다리고 나서야 이 증명서를 내준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 집 큰아이가 여덟 살이 되는 이듬해에 우리 집 아이가 ‘우리 집 배움자리’에서 놀고 배우면서 지내도록 하기까지 앞으로 여섯 달이 남는다. 학교는 삼월에 첫 학기를 열 테니까.
아침 열 시에 먼저 초등학교 교무실로 전화를 걸어서 ‘취학 유예 신청서’나 ‘정원 외 관리 신청서’를 학교에서 한꺼번에 쓸 수 있는지 물을 생각이다. 면사무소와 면내 초등학교가 나란히 붙기는 했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이래저래 오가려면 두 아이가 힘들어 할 테니까. 한 곳에서 다 볼일을 볼 수 있는지, 어느 쪽에 먼저 가야 하는지 전화로 묻고 나서 볼일은 일찍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야지.
그러니까, 오늘부터 우리 집 큰아이 사름벼리는 ‘우리 집 배움자리’ 첫날을 보낸다고 하겠다. 벼리야 보라야, 우리 모두 즐겁게 우리 삶을 배우자. 4347.12.2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집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