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 빨래
동짓날을 지나면 해가 조금씩 길어진다. 동짓날이 다가올 때까지 해가 조금씩 짧아지다가 동짓날을 고빗사위로 삼아서 해가 조금씩 길어지는데, 이 햇살을 언제나 살뜰히 느낀다. 빨래를 마치고 마당에 널면서 ‘아아, 해가 길어지니 참으로 좋네!’ 하고 노래가 나온다. 해마다 처음 찬바람이 불 무렵부터 동짓날을 생각하고, 동짓날을 맞이하여 긴긴 밤을 지내고 나면 ‘오오, 이제부터 빨래가 잘 마르도록 해가 길어지겠네!’ 하고 웃음이 솟는다. 동짓날 빨래를 하면서 복복복 힘이 잘 들어간다. 동짓날 빨래를 널면서 팔랑팔랑 개운하다. 4347.12.23.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