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
책 한 권을 읽으면서, 책 한 권을 쓴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를 느낀다. 책 한 권을 펼치면서, 책 한 권을 엮은 사람이 흘린 땀방울을 헤아린다. 책 한 권을 장만하면서, 책 한 권이 태어나기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내가 책 한 권을 쓴다면,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이웃과 동무한테 퍼진다. 내가 책 한 권에 이르는 말을 조곤조곤 들려주면, 내 마음속에서 자라는 사랑 어린 씨앗이 톡톡 터진다. 내가 아이한테 베푸는 이야기는 아이가 받아먹는 마음밥이 되면서, 내가 나한테 다시 아로새기는 따사로운 다짐말이 된다.
‘내가 이루고 싶은 삶’은 ‘내가 손에 쥐어 읽는 책’이 된다. ‘내가 이룬 삶’은 ‘내가 스스로 쓰는 글’이 된다. 4347.12.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