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204) 정상적 9
그때가 우리 모두 어느 정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때였고, 그런 날들도 곧 지나가 버릴 것이라는 걸 말이다
《구드룬 파우제방/함미라 옮김-핵 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보물창고,2005) 51쪽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 사람답게 살 수 있는
→ 사람다운 꼴을 지킬 수 있는
→ 사람다운 삶을 지킬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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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가 터지고 난 뒤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를 다루는 보기글입니다. 처음에는 이럭저럭 ‘살 만하다’고 여기지만, 이렇게 ‘살 만하다’고 느끼는 때도 아주 짧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살 만하다’는 모습이란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사는 모습’은 곧 끝나고, ‘사람이지만 사람다운 삶을 모두 빼앗긴 끔찍한 나날’이 되었다고 해요.
어른이 일으킨 전쟁 때문에 삶을 빼앗기는 아이들도 ‘제대로 살지’ 못합니다. 즐거운 삶도, 기쁜 삶도, 아름다운 삶도, 사랑스러운 삶도, 끔찍한 일이 모두 빼앗습니다. 제대로 살려면, 사람답게 살려면, 수수하게 살려면, 도란도란 살려면,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요. 4341.6.30.달/4347.12.17.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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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우리 모두 어느 만큼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마지막 때였고, 그런 날도 곧 지나가 버린다고 말이다
“어느 정도(程度)”는 “어느 만큼”으로 다듬고, ‘생활(生活)’은 ‘삶’으로 다듬습니다. “지나가 버릴 것이라는 걸 말이다”는 “지나가 버린다고 말이다”로 손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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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없애야 말 된다
(1702) 정상적 10
엄마 젖이 정상적으로 나오는데 거의 두 달이 걸렸답니다. 나도 장하지만 정말 대단한 우리 엄마의 인간 승리였지요
《양정자-아기가 살짝 엿들은 말》(실천문학사,2014) 68쪽
엄마 젖이 정상적으로 나오는데
→ 엄마 젖이 제대로 나오는 데
→ 엄마 젖이 줄줄 나오는 데
→ 엄마 젖이 잘 나오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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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한테 어머니가 젖을 물리려 하는데 잘 안 나온다면 아기와 어머니가 서로 고단합니다. 아기는 젖을 못 먹어서 고단하고, 어머니는 아기한테 젖을 못 주는데 젖꽂지만 닳으니 아프면서 고단합니다. 젖이 잘 나와야 두 사람이 한숨을 놓으면서 기쁩니다. 젖이 줄줄 흘러야 두 사람이 마음을 놓으면서 활짝 웃습니다. 젖이 제대로 나와야 두 사람이 빙그레 웃음지으면서 즐겁게 노래를 부릅니다.
거의 두 달 동안 젖을 제대로 못 먹으면서 씩씩하게 자란 아기는 대견합니다. 두 달 동안 애써서 비로소 젖을 제대로 뿜는 어머니도 대견합니다. 두 사람은 모두 대견하고, 대단하며, 자랑스럽습니다. 씩씩하고 의젓하며 멋집니다. 이런 모습을 두고 “인간 승리”라고 일컫는 분이 있기도 하지만, 아기한테 젖을 물리는 일은 ‘이기고 지는 운동경기’가 아닙니다. 빗대는 말이라고는 하나, 서로 목숨이 달린 일을 ‘이기고 지는 운동경기’에 빗대는 일은 썩 고와 보이지 않습니다. 4347.12.18.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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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젖이 제대로 나오는 데 거의 두 달이 걸렸답니다. 나도 대견하지만 참말 우리 어머니가 대단하지요
아기 눈높이에서는 ‘엄마’이지만, 보기글은 어른이 쓴 시인 만큼, ‘어머니’로 고쳐쓸 때가 한결 나으리라 느낍니다. ‘엄마·아빠’는 혀짤배기 소리입니다. ‘어머니·아버지’로 올바르게 적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오는데”는 “나오는 데”로 바르게 띄어서 쓰도록 합니다. ‘장(壯)하지만’은 ‘대견하지만’이나 ‘대단하지만’이나 ‘자랑스럽지만’으로 손보고, ‘정(正)말’은 ‘참말’로 손봅니다. “정말 대단한 우리 엄마의 인간(人間) 승리(勝利)였지요”는 “참말 대단한 우리 어머니가 큰일을 했지요”나 “우리 어머니가 참말 대단하지요”나 “우리 어머니가 참말 대단하고 자랑스럽지요”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