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아이가 울 적에
밤에 작은아이가 운다. 울면서 일어난다. 쉬가 마렵니? 응아가 마렵니? 물을 마시고 싶니? 이도 저도 모두 아니니? 그럼 안아 줄까? “응.” 그래, 안아 주마. 네 살 작은아이를 품에 안고 엉덩이를 토닥인다. 토닥토닥 다독이고 나서 자리에 눕겠느냐고 묻는다. 말은 않고 고개만 까딱한 듯하다. 천천히 자리에 눕히고 이불을 여민다. 이마를 쓸어넘기면서 노래를 부른다. 노래를 두 가락 뽑을 무렵 작은아이는 새근새근 꿈나라로 간다. 큰아이는 이불을 걷어찼다. 큰아이 이불도 여민다. 나한테는 두 손이 있고 우리 집 잠자리에 두 아이가 누웠으니, 두 손으로 두 아이를 쓰다듬고 다독인다. 모두 기쁘게 꿈을 그리면서 이 밤을 누리렴. 실컷 자고 개운하게 아침에 일어나서 놀자. 이튿날 아침에는 새로운 놀이가 너희를 기다린단다. 4347.12.13.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