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일이 찾아올 적에는 걸상을 내주어야 즐거운 노래가 살포시 앉아서 쉴 테지. 그러나, 즐거운 일이 아직 찾아오지 않았어도 걸상을 마련해서 놓으면서 기다릴 수 있다. 즐거움을 바라는 사람이 즐거움을 맞이할 수 있고, 즐거움을 꿈꾸는 사람이 즐거운 삶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즐거움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아직 즐거운 삶을 겪거나 누린 적이 없다면? 무엇이 즐거움일까? 어떠할 때에 즐거운 삶이라고 느낄 수 있을까? 청소년문학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에는 사랑이 아닌 학대를 받은 아이가 나온다. 사랑이 아닌 학대를 받은 아이는 아직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다. 다만, 학대가 무엇인지는 또렷하게 안다. 이 아이는 앞으로 사랑을 찾아서 나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이 아이는 학대라는 굴레에 갇혀 헤매기만 할까. 사랑을 느끼거나 누린 적이 없으니 사랑을 알 길이 없다고 할 만하다. 참말 사랑을 모르니 사랑을 생각하거나 꿈꿀 수 없다고 할 만하다. 그러나, 이 아이한테 낯설거나 겪은 적 없는 사랑을 둘레 사람이 찬찬히 보여준다. 비록 이 아이를 낳은 어머니가 사랑을 베푼 적이 없다 하더라도, 둘레에서 아주 조그마한 사랑을 보여준다. 사랑을 처음 마주하는 아이는 언제나 흠칫흠칫 놀란다. 그리고 눈물이 저절로 흐른다. 사랑을 모르는데 어떻게 눈물이 날까. 사랑을 모르기에 ‘사랑’이라는 낱말조차 제대로 알기 어려운 아이가 어떻게 눈물을 흘릴까. 여태 학대만 받고 살았더라도 이 작은 목숨한테도 씨앗이 있다. 사랑으로 자라나고픈 씨앗이 아이 가슴에 있다. 우리 모두 가슴에 씨앗이 있다. 이 씨앗은 늘 기다린다. 씨앗을 알아보면서 가꿀 때까지 기다린다. 4347.11.26.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
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유혜자 옮김 / 사계절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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