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숲 (사진책도서관 2014.11.19.)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시골에서는 나무로 이룬 숲을 봅니다. 그러나 나무숲이 아닌 다른 숲을 볼 수도 있어요. 비닐쓰레기로 이룬 덩이, 빈 농약병이 높이 쌓인 더미, 동그랗게 말아 볏짚 채운 비닐덩어리 같은 ‘다른 숲’을 볼 수 있습니다. 요즈음은 그렇습니다. 게다가 풀숲조차 제대로 보기 어려워요. 풀 뜯을 짐승이 시골에서 사라지고, 풀 먹고 튼튼히 자랄 아이들도 시골에서 자꾸 도시로 떠나거든요. 도시에서는 으레 ‘아파트숲’입니다. 여기에 ‘자동차물결’입니다. 나무와 풀과 꽃과 냇물과 바다와 풀벌레와 멧새를 사귀지 못하도록 가로막힌 오늘날에는, 사람들 가슴마다 꿈이나 사랑이 자라지 못해요. 푸른 기운 마시면서 삶을 짓지 못하니까요. 책은 많이 읽더라도 그저 지식으로만 머릿속에 담으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해요. 무엇보다, 모든 책은 숲입니다. 모든 책은 숲에서 태어나요. 숲에서 아름드리로 큰 나무를 베어 종이를 얻어요. 여느 나무가 아닌 ‘숲나무’입니다. 책을 쓰고 책을 엮으며 책을 장만하고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은 ‘숲가꾸기’와 ‘숲읽기’와 ‘숲살이’를 함께 합니다. 그냥 책이 아닌 ‘숲책’입니다. 우리 도서관이 시골에 깃들면서 ‘시골에서 책읽기 글쓰기’를 하는 까닭은, 모든 지구별 숨결이 시골에서 태어나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숲을 읽으며 삶을 읽습니다. 숲을 돌보면서 삶을 돌봅니다. 숲을 사랑하면서 삶을 사랑해요. 시골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푸른 숲’을 다 함께 짓기를 빕니다.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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