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님이 퍽 젊은 나이에 내놓은 동시집 《빼앗긴 이름 한 글자》를 읽으며 생각한다. 김은영 님이 요즈막에 내놓는 동시를 보면서 어느 대목에서 무언가 빠진 듯하다고 느꼈는데, 이 실마리를 이 책에서 엿볼 수 있다. 1994년에 나온 《빼앗긴 이름 한 글자》에는 김은영 님이 어릴 적에 늘 보거나 겪은 이야기가 새록새록 흐른다. 그런데, 어릴 적에 늘 보거나 겪은 이야기를 보면, 늘 술에 절어서 지내는 아버지, 늘 일에 치여 고단한 어머니, 시골살이와 흙짓기는 업신여기는 사회 흐름, 꼭 이 세 가지이다. 여기에 하나 붙인다면, 시골에서 나고 자란 나날을 김은영 님이 바라보는 눈길인데, 이 눈길이 또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주장을 드러내는 동시’와 ‘사회를 비판하는 동시’는 있는데, 정작 ‘시골살이를 김은영 님 스스로 어떻게 마주하려는가’ 하는 대목에서는 한 발자국 물러선다. 오늘날에도 시골에서 태어나는 아이가 있고, 오늘날에도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거나 안 다니는 아이가 있다. 다만, 이 아이들 숫자는 되게 적을 테지. 그러나 틀림없이 시골아이가 있다. 시골아이한테 이 동시를 어떻게 읽히면 즐거울까 하는 대목을 생각한다면, 김은영 님 동시가 앞으로 좀 달라지거나 거듭날 수 있으려나. 4347.11.2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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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이름 한 글자
김은영 지음 / 창비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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