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757) 정상적 4
남편이 정상적으로 퇴근하면서 받는 임금으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하종강-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후마니타스,2006) 77쪽
정상적으로 퇴근하면서 받는
→ 제 시간에 퇴근하면서 받는
→ 제때 퇴근하면서 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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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일을 마칠 적에 ‘정상’과 ‘비정상’이 있는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해 봅니다. 아무래도 이 보기글에서는 ‘퇴근시간에 맞추어’ 일터에서 나오는 일은 ‘정상 + 적’이라 하고, ‘퇴근시간을 넘겨서까지 일을 하고’ 일터에서 나오는 일은 ‘비정상 + 적’이라고 가리키려 했구나 싶습니다.
시간외근무를 하지 않으면서 받는 일삯
초과근무를 하지 않으면서 받는 달삯
글뜻을 헤아리면서 ‘시간외근무’나 ‘초과근무’라는 낱말을 넣을 수 있습니다. 더 일을 해야 한다면 ‘시간외근무’나 ‘초과근무’라고 하니까요. 4339.12.25.달/4347.11.2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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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제때 퇴근하면서 받는 일삯으로는 도무지 살아갈 수 없기 때문애 그렇게 말했구나 싶습니다
‘임금(賃金)’은 일한 대가로 받는 돈입니다. 일한 대가로 받는 돈이니, 말 그대로 ‘일삯’으로 다듬거나 ‘품삯’으로 다듬습니다. ‘도저히(到底-)’는 ‘도무지’나 ‘아무리 해도’나 ‘어찌 해도’로 손보고, “말했을 것입니다”는 “말했을 터입니다”나 “말했지 싶습니다”나 “말했구나 싶습니다”로 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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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없애야 말 된다
(869) 정상적 5 : 정상적인 가격
그러나 전쟁 전 백 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아직 정상적인 가격을 찾은 것은 아닙니다
《임영신-평화는 나의 여행》(소나무,2006) 98쪽
정상적인 가격을 찾은 것은 아닙니다
→ 정상 가격을 찾지는 않았습니다
→ 제자리를 찾지는 않았습니다
→ 제값을 찾지는 않았습니다
…
파는 값을 한자말로 ‘판매가(販賣價)’라 합니다. 물건 값어치에 맞는 값은 한국말로 ‘제값’이라 하고, 한자말로 적자면 ‘정상가(正常價)’쯤 됩니다. 이 자리에서는, 한자말로 쓰고 싶으면 ‘정상가’로, 한국말로 쓰고 싶으면 ‘제값’으로 적어야 알맞습니다.
한편, 아직 제값을 찾지 않았다면, “아직 비싸다”는 뜻입니다. “아직 값이 세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직 값이 만만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4340.4.3.불/4347.11.2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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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쟁에 앞서 백 달러였으나 아직 제값을 찾지는 않았습니다
‘전쟁 전(前)’은 ‘전쟁을 앞두고’나 ‘전쟁에 앞서’로 다듬습니다. ‘비(比)하면’은 ‘견주면’으로 손질하면 되는데, 여기에서는 ‘생각하면’이나 ‘따지면’이나 ‘보면’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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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없애야 말 된다
(983) 정상적 6
결혼식은 지극히 정상적으로 행복하게 치렀어요
《하종강-길에서 만난 사람들》(후마니타스,2007) 146쪽
지극히 정상적으로
→ 남들 다 하는 대로
→ 아주 조용히
→ 아주 잘
→ 걱정없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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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잔치를 ‘정상적’으로 치른다고 한다면, 어떻게 치렀다는 소리일까 아리송합니다. 남들이 치르는 대로 치렀다는 이야기일까요? 무언가 남달리 보이려는 움직임이 없이 조용히 치렀다는 이야기일까요.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해 주었지만, 그런 걱정과 달리 아무 걱정이 없이 치러냈다는 이야기일까요.
혼례잔치는 즐겁게 잘 치렀어요
혼례잔치는 기쁘게 잘 치렀어요
보기글을 보아서는 어려움이 없이 치른 혼례잔치인지,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즐겁게 치른 혼례잔치인지 갈피를 잡기 어렵습니다. 참말, 우리는 ‘정상’이라는 낱말을, 또 여기에 ‘-적’을 붙인 ‘정상적’이라는 낱말을 언제 왜 어떤 뜻으로 쓰는지 그예 알쏭달쏭합니다. 4340.10.11.나무/4347.11.2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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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식은 아주 즐겁게 잘 치렀어요
‘결혼식(結婚式)’은 ‘혼인식’이나 ‘혼례식’이나 ‘혼인잔치’나 ‘혼례잔치’로 고쳐씁니다. ‘결혼’은 일본 한자말입니다. ‘지극(至極)히’는 ‘더없이’나 ‘더할 나위 없이’나 ‘몹시’나 ‘아주’로 손보고, ‘행복(幸福)하게’를 그대로 두어도 나쁘지 않으나 ‘즐겁게’로 손볼 수 있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