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에서 새로운 문명이나 물건이나 문화를 받아들일 적에

한국말을 바탕으로 새말을 지으면 될 텐데,

한국말을 바탕으로 새말을 짓기보다는

바깥말을 그대로 들여와서 쓰기 일쑤입니다.

아무래도 한국사람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잊거나 잃은 탓입니다.


..


접시·그릇

→ ‘접시’에는 먹을거리를 담습니다. ‘그릇’에는 먹을거리도 담지만, 여느 물건도 담습니다. 그러니까, ‘접시’는 여러 가지 그릇 가운데 한 가지를 가리키는 셈입니다. ‘접시’와 ‘쟁반(錚盤)’은 같은 것을 가리켜요. ‘접시’는 한국말이고 ‘쟁반’은 한자말입니다. 어른들은 ‘접시’와 ‘쟁반’을 다른 자리에 쓰기도 해요. ‘쟁반’을 다른 물건으로 여긴다면, 처음부터 ‘접시’와 얽힌 새로운 낱말을 지어야 올바릅니다. 이를테면 ‘받침접시’나 ‘네모접시’나 ‘둥근접시’ 같은 낱말을 지을 수 있어요. ‘찻접시’라든지 ‘나무접시’ 같은 낱말을 지을 만합니다.


접시

1. 납작하게 반반한 그릇

 - 꽃무늬를 새긴 접시에 봄나물을 담습니다

 - 동그란 접시를 설거지한 다음에 바깥에 말립니다

 - 앞접시

2. 먹을거리를 담은 접시를 세는 이름

 - 밥상에 김치 한 접시만 있어도 좋아요

 - 너희들 몫으로 떡을 한 접시씩 줄게

3. 저울에서 무게를 달 것을 올려놓는 판

 - 밀가루를 접시에 올려서 무게를 재자

그릇

1. 밥이나 물건을 담는 것

 - 비누거품이 가시도록 그릇을 잘 부신 뒤 살강에 얹으렴

 - 어머니가 쓰시는 바느질 그릇이 어디에 있더라

 - 저쪽 시렁에 씨앗을 갈무리하는 그릇을 올려놓았어요

 - 꽃그릇 . 밥그릇 . 물그릇

2. 어떤 일을 할 만한 힘이나 마음이 넉넉히 있는 사람

 - 내 동생은 그릇이 커서 앞으로 훌륭하게 자라리라 생각해요

 - 큰일을 맡길 만한 그릇이 안 된다고 여기기만 하면 발돋움하지 못해요

 - 둘 가운데 누가 그릇이 클까

3. 밥이나 물건을 담는 그릇을 세는 이름

 - 벌써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웠구나

 - 저쪽 밥상에 밥과 국을 세 그릇씩 날라 주렴


(최종규 . 2014 - 새로 쓰는 우리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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