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92] 차돌



  “너는 돌이야!” 할 적에 기쁘게 맞아들일 사람이 있고, 섭섭하게 맞아들일 사람이 있습니다. 기쁘게 맞아들일 사람이라면, 돌처럼 단단하고 오래가면서 씩씩하다는 뜻으로 맞아들일 테고, 섭섭하게 맞아들일 사람이라면,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 어리석다는 뜻으로 맞아들일 테지요. 그러면 “너는 차돌이야!” 할 적에는 어떻게 맞아들일 만할까요? 나는 국민학교를 다니던 1980년대에 ‘차돌’이라는 이름을 아주 기쁘면서 반갑고 멋있는 이름으로 맞아들였습니다. 다만, 나는 이런 이름을 들은 일이 없습니다. 나는 “너도 차돌처럼 튼튼해서 아픈 곳이 없으면 좋겠다.” 같은 말만 들었어요. 내 동무 가운데에는 ‘차돌’이라는 이름을 받은 아이가 있고, 이 아이들은 그야말로 단단하고 야무지면서 똘똘하고 씩씩해요. ‘나도 차돌 같은 아이가 되고 싶어’ 하고 생각하면서 ‘차돌’ 같은 동무하고 놉니다. 함께 놀면서 다시금 새삼스레 생각합니다. 참말 야무지구나, 참말 씩씩하구나, 참말 기운차구나, 그래 이러니 그야말로 이 아이는 차돌이지. 어느덧 하루하루 흐르고 흘러 나는 두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로 지냅니다. 나는 아직 차돌 같은 몸이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은 한겨울에도 맨발로 마당에서 뛰놀 만큼 다부지고 씩씩합니다. 쉬지 않고 뛰놀며, 겨울에도 마을 빨래터에서 물놀이를 합니다. 차돌순이요 차돌돌이입니다. 4347.11.1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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