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329) 각자의 4
해답은 없고 역시 각자의 선택을 존중할 뿐이다
《김유미-내 안의 야생공원》(신구문화사,1999) 73쪽
각자의 선택을
→ 저마다 무엇을 하는가를
→ 제 길을
→ 제 갈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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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스스로 제 길을 걷습니다. 남이 시키는 대로 가는 사람이 있을 테지만, 스스로 제 길을 찾아서 걷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길을 가든 우리는 우리 길을 갑니다. 이 길을 가기에 더 높이 여길 만하지 않고, 저 길을 가니까 더 낮게 여길 만하지 않습니다. 그저 어느 길이든 고이 여기면서 바라볼 뿐입니다. 그예 어느 길이든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거나 기쁘게 맞이할 노릇이지 싶어요. 풀이법이란 없어요. 우리 길은 우리가 몸소 걷고, 내 길은 내가 씩씩하게 걷습니다. 4341.4.24.나무/4347.11.12.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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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법은 없고 이 또한 제 길을 고이 여길 뿐이다
풀이법은 없고 이 또한 저마다 가는 길을 고이 여길 뿐이다
‘해답(解答)’은 ‘풀이법’으로 다듬고, ‘역시(亦是)’는 ‘이 또한‘이나 ‘어쩔 수 없이’나 ‘그저’로 다듬습니다. ‘선택(選擇)을’은 ‘고른 길을’이나 ‘고른 일을’로 손질하고, ‘존중(尊重)할’은 ‘고이 여길’이나 ‘섬길’이나 ‘높이 살’로 손질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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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432) 각자의 5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눈 식구들이 밥술 놓자마자 각자의 방으로 쑥 들어가 버리기도 뭣하고 하여 차나 과일을 나누며
《박완서-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햇빛출판사,1990) 81쪽
각자의 방으로
→ 제 방으로
→ 다들 제 방으로
→ 저마다 제 방으로
…
이 보기글을 곰곰이 살피면, 토씨 ‘-의’만 덜고 “밥술 놓자마자 방으로 쑥 들어가”처럼 적어도 잘 어울립니다. 따로따로 제 방에 들어간다고 낱낱이 적어도 되지만 “방으로 쑥 들어가”라고만 적어도 뜻이나 느낌은 잘 밝힐 만합니다. 4341.6.21.흙/4347.11.12.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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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을 먹으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눈 식구들이 밥술 놓자마자 제 방으로 쑥 들어가 버리기도 뭣하고 하여 차나 과일을 나누며
“저녁 식사(食事)”는 “저녁밥”으로 고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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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466) 각자의 6
“안 오려나 봐.” “오면 뭐하니. 이제 각자의 길을 가야지.”
《김수정-소금자 블루스 1》(서울문화사,1990) 109쪽
각자의 길을 가야지
→ 내 길을 가야지
→ 제 갈 길을 가야지
→ 서로 갈 길을 가야지
…
대중노래 가운데 “각자의 길”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기창에 “각자의 길”을 넣으면 온갖 말이 줄줄이 뜹니다. ‘함께 가는 길’이 아니고 ‘혼자 가는 길’이라고 할 적에 이러한 말을 퍽 자주 쓰는 듯합니다. 거의 관용구처럼 굳은 말씨로구나 싶습니다.
내가 갈 길
내 나름대로 갈 길
다른 길
나뉘어진 길
가고 싶은 길
따로따로 걷는 길
곰곰이 따지면, 우리는 “내 길을 간다”고 말할 만합니다. 아니, 예부터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네 길을 가. 나는 내 길을 갈게.”처럼 말해요. 다시 말해서 “내 길 걷기”를 일본 말투로 ‘-의’를 넣어 “각자의 길”처럼 적는 셈입니다. 한국사람은 한국사람답게 한국말을 쓰는 길을 걷지 못하고, 이리 휩쓸리는 한자말을 쓰거나 저리 휩쓸리는 영어를 쓰거나 그리 휩쓸리는 일본 말투를 쓴다고 할까요. 한국말을 슬기롭게 “내 길 걷기”와 같이 가다듬는 사람이 자꾸 줄어듭니다. 4341.7.11.쇠/4347.11.12.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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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23) 각자의 7
나무 모양이 다른 것도 다 각자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야
《손옥희·최향숙-우리 학교 뜰에는 무엇이 살까》(청어람미디어,2012) 41쪽
다 각자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야
→ 다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이야
→ 다 다른 곳에 쓰기 때문이야
→ 저마다 할 일이 있기 때문이야
→ 맡은 몫이 다 다르기 때문이야
…
‘역할’은 일본 한자말입니다. ‘각자’도 일본 한자말입니다. 여기에 ‘-의’를 넣는 말씨는 일본 말투입니다. “각자의 역할”은 껍데기는 한글이지만 한국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저마다 맡은 몫”이나 “저마다 맡은 구실”로 고쳐써야 올바릅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나무를 이야기하니, “저마다 맡은 쓰임새”나 “나무마다 쓰는 자리”쯤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4347.11.12.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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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모양이 다른 까닭도 다 맡은 몫이 다르기 때문이야
나무 모양이 다른 까닭도 다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이야
“다른 것도”는 “다른 까닭도”로 손질합니다. ‘역할(役割)’은 ‘구실’이나 ‘몫’이나 ‘쓰임새’로 바로잡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