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표 한자말 202 : 한역(漢譯) 문자(文字)



순수 국어를 한역(漢譯)해 놓은 문자(文字)다. 이 경우에 ‘문자’는 ‘글자’가 아니라 유식한 체하느라고 쓰는 한자 숙어를 뜻한다

《이수열-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 쓰기》(현암사,2014) 266쪽


 순수 국어를 한역(漢譯)해 놓은 문자(文字)다

→ 한국말을 한자로 옮긴 글이다

→ 우리말을 한자로 옮긴 글이다

→ 토박이말을 한자로 옮긴 글이다

 …



  한국말을 한자로 옮기니 한자말입니다. 한자말이란 다른 말이 아닙니다. 한국사람이 쓰는 말은 한국말이고,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자를 빌어서 쓰는 말이 한자말입니다. 한국말을 알파벳을 빌어 옮기면 영어입니다. 영어는 미국이나 영국처럼 이 말로 생각과 마음을 주고받는 나라에서 쓰는 말입니다. 그러니, “순수 국어”라는 말부터 좀 안 어울립니다. “순수 한자말”이나 “순수 영어”라는 말은 안 쓸 테니까요.


  이 보기글을 보면 ‘한역(漢譯)’과 ‘문자(文字)’라는 낱말을 쓰면서 묶음표를 치고 한자를 넣습니다. 왜 이렇게 글을 쓸까요? 이러한 한자말은 한자를 알지 않으면 제대로 뜻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한자를 밝히지 않으면 말뜻을 알 수 없거나 헷갈릴 만한 낱말은 누가 쓸 말일까요? 이러한 말을 한국사람이 써야 할까요? 이러한 말을 쓰는 일이야말로 ‘많이 아는 체’하거나 ‘잘난 체’하거나 ‘잘 아는 체’하는 모양새가 아닌지 궁금합니다.


  따로 ‘한자옮김’이나 ‘한글옮김’ 같은 낱말을 지어서 쓰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는 ‘한자로 옮기다’나 ‘한글로 옮기다’처럼 쓰면 넉넉합니다. 따로 한 낱말로 적어야 한다면 ‘한자옮김’이나 ‘한글옮김’처럼 적어도 되고, 여느 때에는 ‘한역(漢譯)’이나 ‘한역(韓譯)’처럼 쓸 까닭이 없습니다. 글은 ‘글’이라 적으면 되고, 굳이 ‘문자(文字)’라는 한자말을 빌어서 쓰지 않아도 됩니다. 4347.11.1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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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을 한자로 옮긴 글이다. 이때에 이 글은 많이 아는 체하느라고 쓰는 한자말을 뜻한다


“순수(純水) 국어(國語)”는 “한국말”이나 “우리말”이나 “토박이말”로 손질합니다. “이 경우(境遇)에”는 “이때에”나 “이러할 때에”로 손보고, ‘유식(有識)한’은 ‘잘난’이나 ‘많이 아는’이나 ‘잘 아는’으로 손보며, “한자 숙어(熟語)”는 “한자말”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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