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228) 맹목적 1
동물은 이들 조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맹목적으로 행동한다는 시각이다
《김수일-나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꾼다》(지영사,2005) 42쪽
어쩔 수 없이 맹목적으로 행동한다는
→ 어쩔 수 없이 그저 움직인다는
→ 어쩔 수 없이 무턱대고 행동한다는
→ 어쩔 수 없이 덮어놓고 움직인다는
→ 어쩔 수 없이 움직인다는
…
‘맹목’이라는 한자말에 ‘-적’을 붙인 ‘맹목적’은 “덮어놓고 행동하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맹목적으로 행동한다는”처럼 적은 보기글은 어떤 말인 셈일까요? 겹말일까요? 그러고 보면, 이 보기글은 “어쩔 수 없이 움직인다는”처럼 적어도 잘 어울립니다.
‘맹목적’이를 한자말이 어떤 뜻인지 살피면, 이 낱말을 굳이 쓸 까닭이 없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덮어놓고’라는 한국말을 쓰면 됩니다. ‘깊이 헤아리지 않고’나 ‘널리 살피지 않고’처럼 써도 되고, ‘무턱대고’나 ‘함부로’를 넣을 수 있어요.
맹목적 사랑
→ 눈먼 사랑
무기력한 패배주의나 맹목적 배타주의의 성향
→ 힘없는 패배주의나 눈먼 배타주의 성향
덮어놓고 움직이는 모습은 ‘눈먼’으로 가리킬 수 있습니다. “눈먼 사랑”이요 “눈먼 배타주의”입니다. “눈먼 짓”이고 “눈먼 생각”입니다. 4338.6.19.해/4347.11.1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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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은 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그저 움직인다는 생각이다
‘동물(動物)’은 ‘짐승’으로 다듬고, “이들 조건(條件)에 따라”는 “이런 터전에 따라”나 “이에 따라”로 다듬습니다. ‘행동(行動)한다는’은 ‘움직인다는’으로 손질하고, ‘시각(視角)’은 ‘생각’이나 ‘눈길’로 손질합니다.
맹목적(盲目的) : 주관이나 원칙이 없이 덮어놓고 행동하는
- 맹목적 사랑 / 무기력한 패배주의나 맹목적 배타주의의 성향
맹목(盲目)
1. 눈이 멀어서 보지 못하는 눈
2. 이성을 잃어 적절한 분별이나 판단을 못하는 일
..
'-적' 없애야 말 된다
(1701) 맹목적 2
방향과 시각을 겨냥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쏘아대는 발포 행위에 비유한 것이다
《이수열-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 쓰기》(현암사,2014) 338쪽
맹목적으로 쏘아대는
→ 무턱대고 쏘아대는
→ 마구 쏘아대는
→ 아무렇게나 쏘아대는
→ 함부로 쏘아대는
…
제대로 겨냥하지 않고 쏘아댄다면 ‘아무렇게나’ 쏘아댄다고 할 만합니다. ‘함부로’ 쏘아대거나 ‘마구’ 쏘아댄다고 할 수 있어요. ‘생각하지 않고’ 쏘아대거나 ‘생각없이’ 쏘아댄다고 해도 어울리고, ‘뜬금없이’ 쏘아대거나 ‘얼토당토않게’ 쏘아대거나 ‘어처구니없이’ 쏘아댄다고 해도 됩니다. 4347.11.1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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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와 곳을 겨냥하지 않고 무턱대고 포를 쏘아대는 짓을 빗댄 말이다
“방향(方向)과 시각(時刻/視角)”은 “때와 곳”으로 다듬습니다. ‘시각’은 어느 한자말인지 아리송한데, ‘時刻’이라면 ‘때’로 다듬고, ‘視角’이라면 ‘제대로’로 다듬은 다음 앞뒷말을 묶어 “제대로 살펴서 겨냥하지 않고”로 고쳐써야지 싶습니다. “쏘아대는 발포(發砲)”는 겹말입니다. “포를 쏘아대는”으로 바로잡습니다. ‘행위(行爲)’는 ‘짓’으로 손보고, “비유(比喩)한 것이다”는 “빗댄 말이다”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