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4.9.30. 큰아이―무화과 그리기
가을에 무르익는 무화과를 따서 밥상에 놓다가 생각한다. 아이들은 밥상에 무화과를 썰어서 놓기 무섭게 곧장 먹어서 없앤다. 이대로 먹어서 없애기에는 살짝 아쉽구나 싶어서 큰아이더러 그림을 그리자고 말한다. 잘 익은 무화과알 둘을 작은 접시에 담는다. 그림순이는 무화과를 곰곰이 들여다본 뒤 천천히 그린다. 작은아이는 옆에서 칭얼거린다. 아무래도 누나가 그림을 못 그리게 할 듯하구나 싶어서, 무화과를 더 따서 썰어서 밥상에 올린다. 작은아이는 누나가 그림을 그리건 말건 무화과알을 집어서 입에 넣는다. 그림순이는 동생이 먼저 먹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 않고 그림을 그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