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11. 까마중돌이 (2014.11.3.)
아침에 뒤꼍에서 까마중을 훑는데 산들보라가 어떻게 알아챘는지 쪼르르 따라온다. 그래서 산들보라더러 부엌에 가서 빈 그릇 하나 가지고 오라고 심부름을 시킨다. “알았어요!” 하면서 쪼르르 집으로 들어간 뒤 부엌에서 빈 그릇을 챙겨 나온다. 히죽히죽 웃는 산들보라한테 새까만 까마중알을 천천히 건넨다. 아직 해가 높이 솟지 않고 새벽이슬이 그대로 있는 아침이다. 까마중돌이는 손이 시렵단다. 그렇지만 까마중 담은 그릇을 아버지한테 건네지 않고 씩씩하게 붙잡는다. 자, 네가 잘 받아 주었으니, 이 그릇 갖고 들어가서 누나하고 나눠 먹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