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한테 들려주는 말과



  아이들한테 으레 하는 말이 있다. ‘얘들아, 너희한테 기운이 다 빠져서 이제 놀 기운이 참말 없으면 자야 해.’ 어버이인 나는 글을 쓸 기운이 다 빠지는 날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몸에 기운이 다 빠져서 ‘마음으로는 글을 쓸 수 있다’고 느끼더라도 ‘손목과 손과 팔과 등허리에 힘이 없어’서 글을 못 쓰는 날이 곧잘 있다.


  이런 날 여러모로 슬프고 쓸쓸하다. 그러나, 아이들이 더 놀고 싶어 할 적에 ‘졸립고 힘든 몸’을 헤아려 일찌감치 재우듯, 나도 내 몸이 힘들거나 고단할 적에는 ‘더 일을 시키지 말고 재워야’ 하는구나 하고 느낀다. 게다가 내가 내 몸을 제대로 쉬지 않으면, 이 어린 아이들한테 밥을 누가 먹이고 옷을 누가 입히겠는가.


  큰아이가 한숨을 크게 쉬면서 잔다. 잠꼬대이다. 큰아이는 잠자리에서 으레 “아버지 손 잡고 잘래.” 하고 말한다. 그래, 얼른 일을 마치고 네 곁에 눕기를 바라겠지. 곧 갈게. 아버지도 몸이 더 말을 듣지 않는구나. 4347.11.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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