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자라는 도서관 (사진책도서관 2014.10.2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아이들과 도서관에 간다. 책순이는 걸상을 받치고 높은 곳에 꽂힌 그림책을 하나씩 꺼내어 읽는다. 책순이는 이 그림책을 예전에 본 적이 있다고 떠올린다. 그래, 네가 어릴 적에 본 그림책이지. “그런데 이 책들 왜 집에 안 놔요?” 책순아, 이 그림책을 조그마한 우리 집에 모두 두면 우리가 집에서는 옴쭉달싹 못한단다. 집에 둔 책도 가뜩이나 많아 더 옮겨야 하지.


  책순이가 손에 쥐는 그림책은 책순이가 태어난 뒤 장만한 그림책도 있으나, 이 아이들이 태어나기 앞서 아버지가 하나둘 모은 그림책도 있다. 나는 아이들을 맞이하기 앞서 그림책을 두루 읽으면서 살았다. 왜냐하면, 그림책이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어린이부터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은, 단출한 글과 그림으로 모든 이야기를 담아서 들려준다. 짤막한 그림책이라 여길 수 없다. 수없이 되읽으면서 언제나 새롭게 깨닫도록 이끄는 그림책이다. 아이도 어른도 그림책을 한 번 장만하면 백 번쯤 가볍게 되읽는다. 그야말로 마음에 드는 그림책은 천 번도 읽고 이천 번도 읽는다. 온누리 어떤 책을 이렇게 천 번쯤 읽을 수 있을까? 온누리 어떤 책이 천 번쯤 읽도록 이끌 수 있을까?


  아이와 함께 도서관이 자란다. 어른과 함께 도서관이 자란다. 도서관은 ‘건물’이 아니다. 도서관은 ‘책’이 아니다. 도서관은 마을과 함께 오래오래 뿌리를 내리면서 이어가는 ‘이야기’이다. 도서관이 마을에 있어야 하는 까닭은 ‘책 문화’나 ‘교육 복지’ 때문이 아니다. 도서관은 마을에서 ‘모든 마을사람과 함께 자라는 쉼터요 삶터’ 구실을 한다.


  우리 도서관을 둘러싼 나무와 풀이 모두 뽑히고 사라진다. 너무 휑뎅그렁하다. 하루 빨리 이 도서관을 우리 것으로 삼아야, 다른 사람들이 이곳에 있던 나무를 함부로 뽑아 없애는 짓을 막을 수 있다. 이 도서관이 언제까지나 우리 마을과 이웃 여러 마을 사이에서 살가운 쉼터와 삶터와 책터 구실을 할 수 있기를 빌고 또 빈다.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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