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이 찾아오는 날



  요 며칠 몸살이 찾아온다. 왜 몸살이 찾아올까. 몸이 힘드니 몸살이 찾아오겠지. 그러면 왜 몸이 힘들까. 가만히 생각을 기울여 본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를 낳고 나서, 곁님 몸을 돌보고 이래저래 여러 일을 돌볼 적에 으레 몸살이 찾아왔다. 셋째가 우리 곁을 바람처럼 떠나고 난 뒤에도 몸살이 찾아온다. 온몸이 찌릿찌릿 저리다. 아침이 밝으며 해가 솟으면 조금 기운이 난다.


  드러누우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밥을 짓는다. 두 아이와 곁님을 먹여야 하니까. 나는 다시 힘을 모아서 밥을 짓고, 밥을 다 지은 뒤에는 기운을 새로 되찾으려고 드러눕는다. 앞으로 큰아이가 열 살 즈음 되면, 아버지가 몸살에 걸려 해롱거릴 적에 밥을 짓거나 이불을 말리거나 빨래를 거들 수 있겠지. 모두 무럭무럭 자라기를 빈다. 4347.10.2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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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10-27 10:10   좋아요 0 | URL
마음이 아프셔서. 그렇지요. 어여 힘내셔요

숲노래 2014-10-27 15:20   좋아요 0 | URL
마음보다... 몸이 고단해서 그렇습니다 ^^;;;
얼른 기운을 차려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