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핏기저귀 일곱 장



  밤에 핏기저귀를 일곱 장 빨래한다. 어제오늘 사이 핏기저귀 일곱 장이 모이는데, 밤새 핏기저귀가 더 나올 수 있구나 싶어 밤빨래를 한다. 핏물을 빼고 비누를 바르고 비비고 헹구고 다시 핏물을 빼고 비누를 바르고 비비고 하면서 핏기가 다 빠질 때까지 비비고 헹군다. 핏기저귀를 다 빨았다 싶을 무렵 곁님이 핏기저귀를 한 장 더 준다. 이 한 장은 새벽이나 아침에 빨까 생각하다가, 마저 빨기로 한다. 두 손과 온몸에 핏내음이 물씬 밴다. 나는 이 손으로 어떤 숨결을 만지면서 받아들이는가. 4347.10.2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4-10-23 0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4-10-23 04:03   좋아요 0 | URL
음... 전생에 한 일이 이모저모 많았으리라 생각해요.
그나저나,
이 글은
우리 집에 찾아온 셋째 아이가 살짝 머물다가
다른 곳으로 떠난 일을 적었어요.
어떤 이야기를 알려주려고
셋째 아이가 살짝 머물다가 떠났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는 어제오늘입니다.

아픈 사람을 돌보는 몫은
덜 아프거나 안 아픈 사람 몫이라고 느껴요 ^^

하늘바람 2014-10-23 02:49   좋아요 0 | URL
아이고 님. 님도 맘이 아프실텐데요 참 멋지시단말밖엔

숲노래 2014-10-23 03:22   좋아요 0 | URL
나중에 다시 글을 쓸 테지만,
멋진 일은 아니고
마땅히 할 일을 할 뿐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