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앉은 참새떼



  참새떼가 줄줄이 깃을 부비며 앉은 모습을 보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시골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이런 모습은 곧잘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도시에서는 시멘트·아스팔트 길바닥과 아파트 늘어나면서 참새떼가 줄고, 시골에서는 농약바람이 춤추면서 참새떼가 준다. 참말 시골에서도 참새 몇 마리는 쉬 보기는 하나 참새떼를 보기는 쉽지 않다.


  예전에는 ‘새떼’라는 말을 흔히 썼다. 새떼가 흔하게 있었으니 이런 말을 흔하게 썼다. 그렇지만, 요즈음에는 이런 말을 흔히 쓰기 어렵다. 어쩌면 이런 말을 쓸 일조차 사라질는지 모른다. 무리지어 날아가는 철새떼가 아니라면 새떼를 보기 어려울 수 있고, 철새떼조차 무리가 줄고 줄어서 새떼라는 이름을 못 쓸 수 있다.


  전깃줄에 줄줄이 앉은 참새떼를 본다. 높다랗게 박은 전봇대와 전봇대 사이에 앉기도 하지만, 논배미 한쪽에 양수기와 돼지코를 둔 자리부터 슬렁슬렁 이은 전깃줄에 앉기도 한다. 오늘날에는 전깃줄에 앉은 참새떼를 보는데, 지난날에는 나뭇가지에 앉은 참새떼만 보았을 테지. 나뭇가지마다 깃을 부비며 나란히 앉은 새떼를 볼 수 있다면, 이러한 새떼는 우리 마음에 어떤 이야기를 불러일으킬까? 종달새나 찌르레기가 아주 흔하던 지난날에는 참새떼 못지않게 이러한 새떼가 나무를 새까맣게 채우도록 앉아서 노래를 했다는데, 그무렵 그 엄청난 새떼가 들려주는 노래는 얼마나 우렁차고 맑았을까.


  아이들과 자전거마실을 하며 이웃마을을 지나가다가 참새떼를 만난다. 참새떼는 우리 자전거를 보더니 화들짝 놀라면서 화라락 날아오르면서 떼춤을 보여준다. 4347.10.2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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