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74) -의 : 할머니의 마음을
그 말은 관리인 할머니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관리인 할머니가 몹시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한기상 옮김-언니가 가출했다》(우리교육,2007) 150쪽
그 말은 할머니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 그 말은 할머니 마음을 괴롭혔다
→ 그 말은 할머니를 거북하게 했다
→ 그 말을 들은 할머니는 거북했다
→ 그 말을 듣고 할머니는 괴로웠다
…
한국말은 ‘-의’를 붙이지 않고 “할머니 마음”처럼 적습니다. “어머니 마음”이나 “오빠 마음”이나 “동생 마음”처럼 ‘-의’ 없이 씁니다. 까마귀를 헤아린다면 “까마귀 마음”입니다. 포도나무를 헤아린다면 “포도나무 마음”입니다. 구름은 “구름 마음”이고, 달님은 “달님 마음”이에요.
보기글을 보면 “불편하게 했다” 같은 말마디가 뒤따릅니다. “불편하게 한”다면 마음을 불편하게 하겠지요. 마음이 거북하거나 괴롭도록 합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는 “할머니를 거북하게 했다”나 “할머니를 괴롭혔다”처럼 ‘마음’이라는 낱말을 덜면서 적어도 돼요.
더 살펴서 글짜임까지 손볼 수 있습니다. 임자말이 ‘그 말은’이니, 임자말을 바꾸어 “그 말을 들은 할머니는(임자말 구실) 거북했다”처럼 적습니다. 4347.10.17.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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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들은 관리인 할머니는 거북했다. 관리인 할머니는 몹시 못마땅한 얼굴이었다
한자말 ‘불편(不便)’은 “어떤 것을 사용하거나 이용하는 것이 거북하거나 괴로움”을 뜻합니다. “불편하게 했다”는 “거북하게 했다”나 “괴롭혔다”로 손봅니다. “표정(表情)을 지었다”는 “얼굴을 지었다”나 “얼굴을 했다”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