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란 무엇일까요?

'말하다'란 무엇일까요?

말을 알지 못하고서 말을 하는 우리들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면서

'말하다'와 얽힌 몇 가지 한국말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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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다 2·말하다·지껄이다·읊다·외다·외우다

→ 귀로 들을 수 있도록 말로 나타내는 일이 ‘말하다’입니다. 말은 소리인데, 그냥 소리가 아닌 우리 마음과 생각과 뜻을 담은 소리입니다. 소리로 마음과 생각과 뜻을 들려주기에 ‘말’이 됩니다. ‘말하다’는 생각이나 마음이나 느낌을 그대로 나타내는 모습을 밑뜻으로 삼습니다. ‘이르다’는 어떻게 하라거나 무엇이라 밝히거나 어떠하다고 알리려고 말하는 일을 밑뜻으로 삼습니다. ‘말하다’는 나타내거나 드러내는 느낌이 짙으나, 자꾸 말하고 또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기도 하기 때문에 ‘꾸짖다’와 같은 뜻으로 쓰임새가 넓어지기도 합니다. ‘이르다’는 일러바치다라든지 타이르다와 같은 뜻으로 쓰임새를 넓힙니다. 이름을 붙일 적에도 ‘이르다’를 씁니다. 큰소리를 내는 모습을 가리키거나 ‘말하다’를 낮추려는 뜻으로 ‘지껄이다’를 씁니다. 소리를 내어 어떤 글을 읽을 적에 ‘읊다’를 쓰고,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는 뜻으로 ‘외다’를 쓰며, 어떤 말을 머릿속에 잘 담아서 나타낼 적에 ‘외우다’를 씁니다.


이르다 2

1. 어떻게 하라고, 무엇이라고, 어떠하다고 귀로 들을 수 있도록 나타내다

 - 어머니는 무엇이든 늘 차근차근 일러 줍니다

 - 더 일러야 할 대목이 있으면 바로 일러 주렴

 - 이 방법은 나한테 일러도 잘 모르겠으니 누나한테 일러야지 싶어

 - 집으로 돌아가서 모두 이쪽으로 오라고 일러 주라

 - 네가 나한테 이르기를 이쪽 길이 맞다고 했는데 막다른 골목이던걸

2. 잘 알도록 밝혀서 이끌다 (타이르다, 달래다)

 - 우는 동생한테는 부드럽고 따스하게 천천히 일러야지

 - 아버지가 여러 번 똑똑히 일렀지만 그만 깜빡 잊었어요

 - 물에 들어가 헤엄치기 앞서 지킬 것을 차근차근 일러 줍니다

 - 동무한테 이제부터 모임에 늦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야겠어요

 - 오빠한테는 내가 이를 테니까 너는 여기에서 기다려

3. 미리 알리다

 - 그러면 모레에 언제 이곳에 오면 되는지 일러 주렴

 - 다음에 어디에서 보자고 일러 주지 않고 그냥 가면 어떡하니

 - 곧 손님이 오시니 찻물을 끓이라고 어머니가 이르십니다

4. 잘못을 윗사람한테 알리다 (일러바치다)

 - 말하지 않기로 하고서는 언니한테 몰래 이르다니 괘씸해

 - 동생은 툭하면 어머니한테 가서 다 일러요

5. 이름을 붙이거나 가리켜 나타내다

 - 이 들꽃은 무엇이라 이를는지 궁금해

 - 우리 마을은 가리재라 이르는 고개를 넘으면 나와요

6. 옛날부터 어떠하다고 책에 나오거나 누군가 말로 나타내다

 - 할아버지가 이르기를, 이 마을은 예부터 우거진 비자나무숲이었대요

 - 이 책에 이르기를 생각을 맑게 지으면 무엇이든 이룬다고 하는구나

말하다

1. 생각이나 느낌을 귀로 들을 수 있도록 나타내다 (말로 나타내다)

 - 이제 네 생각을 말해 보렴

 - 큰오빠는 바다에 가자고 말하고, 작은오빠는 숲에 가자고 말합니다

 - 네 마음을 알 수 있도록 나한테 말해 주기를 바라

 - 말하기 어렵다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돼

 - 쉽게 말할 만하지 않아서 글로 적으려고 해

2. 잘 알도록 밝혀서 귀로 듣도록 하다 (말로 알리다)

 - 나한테는 아무도 말하지 않아서 미처 몰랐습니다

 - 구름을 보니 곧 비가 올 듯하다고 할머니가 말합니다

 - 너희끼리만 알지 말고 나한테도 말해 주면 좋겠어

3. 어떤 일을 돕거나 맡아 달라고 하다 (부탁하다)

 - 이따가 아버지더러 가지고 오시라고 말해 놓을게

 - 아무래도 혼자서는 힘들 듯해서 누나한테 말했어요

 - 나한테도 종이접기를 가르쳐 달라고 말했어요

4. 말리거나 하지 말라는 뜻을 말로 나타내다 (타이르다, 꾸짖다)

 - 몇 번이나 말해도 듣지 않네

 - 그 녀석이 내 동생을 자꾸 괴롭히니 오늘은 따끔하게 말해야겠네

5. 옳고 그름이나 값어치를 밝히거나 가리거나 따지거나 살피다

 - 아버지는 내가 쓴 시를 읽으시더니 좋다고 말하셔요

 - 사람들은 시집살이노래가 고단한 삶과 아픔을 웃음으로 살려 냈다고 말한다

 - 이 자리에 없는 사람을 뒤에서 함부로 말하지 말자

6. 어떤 것·일·모습·흐름·속내를 나타내거나 드러내다

 - 너는 이 일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겠니

 - 그 선물꾸러미는 그 아이가 너한테 보내는 마음을 말하는 셈이지 싶어

 - 사랑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궁금해요

7. 간추리거나 다른 말로 바꾸거나 쉽게 말로 나타내다 (앞말과 이어서 씀)

 - 그래, 알았어. 말하자면 어제 네가 처음으로 어머니한테 밥을 차려 드렸구나

 - 어제 우리가 이기기는 이겼지. 말하자면 이겼어도 진 경기와 같아

 - 이렇게 나무는 아름답습니다. 말하자면 나무가 있어야 우리 삶도 아름답지요

8. 힘을 주어 나타내거나 다시 한 번 되풀이하다 (‘말하면’이나 ‘말하자면’ 꼴로 씀)

 - 김치 맛으로 말하면 우리 집은 할머니보다 할아버지 솜씨가 한결 깊어

 - 팔씨름으로 말하자면 우리 언니가 너희보다 훨씬 셀걸

 - 우리 마을을 말하면 언제나 아늑하고 아름다운 시골이지

지껄이다 

1. 큰소리로 떠들썩하게 이야기하다

 - 여기저기에서 들썩들썩 지껄이니 골이 아프다

 - 가까이에서 지껄이니 귀가 멍멍하다

2. ‘말하다’를 낮잡아서 이르는 말 (조용히 말해도 ‘지껄이다’이며 나쁜 뜻으로 씀)

 - 엉터리 같은 소리는 지껄이지 말아라

 - 잘 모르면서 함부로 지껄이지는 않기를 바라

읊다

1. 높낮이를 맞추어 소리를 내어 읽거나 되풀이하다

 - 우리 큰누나는 시를 아주 잘 읊습니다

 - 아버지는 잠자리에서 늘 시를 몇 줄 읊으셔요

2. 시를 짓다

 - 짙푸른 여름을 시로 읊는다

 - 우리가 즐긴 눈놀이를 시로 읊어 보자

외다

1. 같은 말을 되풀이하다

 - 동무가 먼저 한 말을 외지 말고 네 생각을 말하렴

 - 주절주절 외지 말고 똑똑하게 뜻을 밝혀 봐

2. ‘외우다’를 줄인 말 

 - 책 한 권을 외기는 쉽지 않더라

 - 제법 긴 글인데 줄줄 잘 외는구나

외우다

1. 말이나 글을 잊지 않고 잘 떠올리다

 - 나는 큰아버지 댁 주소도 외울 수 있어요

 - 어제 배운 이야기를 한번 외워 볼까

2. 말이나 글을 잘 떠올린 뒤, 틀리지 않게 그대로 들려주다

 - 내가 그 시에서 앞쪽을 외울 테니 네가 뒤쪽을 외워 주라

 - 어머니는 내가 예전에 했던 말을 외워서 고스란히 나한테 돌려줍니다

3. 버릇처럼 늘 말하다 (입버릇처럼 말하다)

 - 너는 즐거울 때마다 ‘아이 좋아 아이 좋아’ 하고 외우더라

 - 조금만 힘들면 하기 싫다고 외우는데 좀 끈질기게 버텨 보렴


(최종규 . 2014 - 새로 쓰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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