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새끼
유재영 외 감독, 오달수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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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 새끼
2012


  방위병으로 여섯 달을 머물다가 군대를 마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여러 가지 까닭이 있었으니 여섯 달 만에 군대를 마칠 수 있었는데, 군대 안팎에서 이들은 여러모로 아픈 생채기가 남는다. 군대에 있는 여섯 달 동안에도 고단하고, 사회로 돌아온 뒤에도 고단하다. 왜 한국 사회는 아프거나 힘든 사람한테 더 아프거나 힘든 굴레를 들씌울까?

  노닥거리면서 지낼 만한 군대는 없지만, 노닥거리면서 지내는 아이들이 있다. 여섯 달 만에 군대에서 벗어난대서 노닥거리지 않는다. 가슴에 현역이라는 이름을 붙이고서 노닥거리는 아이들이 참으로 많다. 이 아이들은 군대에 왜 왔을까. 노닥거리려면 차라리 군대에 안 오면 되지 않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노닥거리려고 군대에 오는 아이들이 있다. 왜냐하면, 사회에서 이들이 하는 어떤 일에서는 ‘현역 딱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에서는 ‘군대에서 노닥거렸는지 안 노닥거렸는지’를 따지지 않는다. ‘현역인지 아닌지’를 따질 뿐이다. ‘남들처럼 군대에서 여러 해 썩었다’는 티를 ‘숫자로 보여주’면 다 끝나는 듯이 여긴다. 정치도 문화도 경제도 교육도 모두 이렇다. ‘숫자’와 ‘졸업장’과 ‘자격증’만 볼 뿐이다. 속내를 들여다보지 않는다.

  곽경택이라는 분이 찍은 영화 〈미운 오리 새끼〉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이 영화는 왜 찍었을까? 군대 속살을 보여주려는 영화인가? 폭력을 쓸 수밖에 없다는 핑계를 대려는 영화인가? 폭력을 무시무시하게 저질러 놓고 ‘미안하다’라든지 ‘어쩔 수 없었다’라 말하면 된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영화인가?

  군대에서고 어디에서고 폭력을 둘러댈 수 없다. 군대에서 어떻게 폭력을 안 쓰고 버티느냐 하고 물을는지 모르나, 참말 그 끔찍한 군대에서 손찌검이나 거친 말 없이 슬기롭게 지내는 사람이 꼭 있다. 참과 거짓 사이에서 참에는 등지고 거짓에 기대면서 휘두르는 폭력이다. 영화에 나오는 ‘여섯 달 방위’인 주인공 삶은 어떠한가? 이 아이는 얼마나 거짓스럽게 살아왔는가. 모든 것에 등을 지고, 모든 것을 제대로 보려 하지 않으면서, 얼마나 스스로 핑계만 내세우면서 살았는가. 아버지가 핑계이고, 주인공이 마음에 둔 여군 하사관을 다른 아이가 여관에 데리고 가는 모습을 보았으니 핑계인가. 행자라고 하는 만만한 ‘군대 죄수’가 핑계이고, 바보스러운 중대장이 핑계이니, 이 아이는 언제 어디에서나 마구 폭력을 휘둘러도 되는가?

  새끼 오리는 밉지 않다. 새끼 오리는 그저 새끼(아기)이고 오리이다. ‘미운’이라는 말은 남이 붙이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 나한테 붙인다. 영화 〈미운 오리 새끼〉에는 군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그악스러운 일이 처음에는 찬찬히 흐르는 듯하지만, 어느새 줄거리가 엉뚱하게 흐른다.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군대는 앞으로도 이렇게 가야 하는가. 삶은 앞으로도 이렇게 종살이처럼 되어야 하는가. ‘소재’를 다루는 몫은 감독한테 있다. 4347.10.2.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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