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07) 해서 2


야생초 싹들이 줄줄이 얼굴을 내미는 통에 이들을 모두 살리자면 상추를 옮겨 심지 않으면 안 되었단다. 해서 튼튼한 상추 모종들은 모조리 새로 만든 밭에 옮겨 심어 겨우 의도했던 상추밭을 만들게 된 거야

《황대권-야생초 편지》(도솔,2002) 54쪽


 해서

→ 이렇게 해서

→ 그래서

→ 이래서

→ 이리하여

→ 그리하여

 …



  누가 맨 먼저 ‘해서’ 같은 말투를 썼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올바르지 않은 말투요, 틀린 말투이며, 잘못 쓰는 말투인데, 이런 말투가 수그러들지 않습니다. 이 말투를 바로잡으려는 사람은 드물고, 이 말투를 그대로 따라서 쓰는 사람이 제법 많지 싶습니다.


  잘못 쓰는 말투도 차츰 길들거나 익숙하면 뿌리를 내린다고 할 수 있겠지요. 엉성하거나 엉터리인 말투도 사람들한테 두루 퍼지면 바로잡지 못하거나 고치기 어렵다고 할 수 있겠지요. 말버릇이나 글버릇을 가다듬기는 어렵다고 할 만합니다. 버릇이 되면 손이나 입이나 눈에 굳은 말투일 테니, 이런 말투를 털기란 참으로 어렵다고 할 만합니다.


  이러할 때에는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한테 익숙한 말투라고 해서 잘못 쓴 말투를 바로잡지 않아도 되는지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 말버릇이나 글버릇이 되었으니 앞으로도 이대로 줄기차게 써도 될 만한지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9.29.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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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싹이 줄줄이 얼굴을 내미는 통에 이들을 모두 살리자면 상추를 옮겨 심지 않으면 안 되었단다. 이리하여 튼튼한 상추싹은 모조리 새로 만든 밭에 옮겨 심어, 겨우 뜻했던 상추밭을 만들었어


“야생초(野生草) 싹”은 “풀싹”으로 바로잡습니다. ‘모종(-種)’은 옮겨 심으려고 가꾼 어린 풀을 가리키는데, 옮겨 심을 만큼 자란 어린 풀이라면 ‘싹’이 난 풀입니다. “상추 모종”은 “어린 상추”나 “상추싹”으로 손질합니다. ‘의도(意圖)했던’은 ‘뜻했던’으로 손보고, “만들게 된 거야”는 “만들었어”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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