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00) 이따금씩 2


노래를 부르면서 이따금씩 뭐라고 소리를 지르곤 했는데 … 행여 누가 뒤쫓아 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따금씩 뒤를 돌아다보면서

《카롤린 필립스/전은경 옮김-커피우유와 소보로빵》(푸른숲주니어,2006) 15, 51쪽


 이따금씩 소리를 지르곤

→ 이따금 소리를 지르곤

 이따금씩 뒤를 돌아다보면서

→ 이따금 뒤를 돌아다보면서



  오늘날 적잖은 사람들이 ‘이따금’ 뒤에 ‘-씩’을 붙이면서 겹말을 만듭니다. 그런데, 겹말을 만들면서 겹말인 줄 느끼지 못합니다. 잘못 쓰는 말투를 알려주어도 못 깨닫기까지 합니다. 아마 ‘겹말’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지 싶어요. 머릿속에 ‘겹말’이나 ‘잘못 쓴 말’이나 ‘한국말 바르게 쓰기’가 하나도 없다면, 잘못 쓰는 얄궂거나 엉성한 말투를 옳게 추스르려는 마음이 생길 수 없습니다.


  ‘이따금 + 씩’ 같은 겹말은 ‘초가 + 집’ 같은 겹말과 얼거리가 비슷합니다. 붙일 수 없는 낱말을 붙이는 셈입니다. 그러면, 왜 적잖은 사람들은 ‘이따금 + 씩’을 붙여서 쓸까요? ‘이따금’이 무슨 뜻을 나타내는 낱말인지 제대로 모르고, ‘-씩’을 붙일 적에 어떤 뜻이 되도록 하는가를 똑똑히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이따금’에 ‘-씩’을 붙일 때에 힘주어 말하는 느낌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힘주어 말하기를 겹말로 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초가집’이 ‘초가’를 힘주어 말하는 꼴이 될 수 있을까요? “역 앞에서 만나자”가 아닌 “역전 앞에서 만나자”라 해야 힘주어 말하는 꼴이 될까요?


  잘못 쓴 말투는 즐겁게 바로잡으면 됩니다. 잘못을 하루 빨리 깨달아 기쁘게 추스르면 됩니다.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내 말투를 갈고닦을 때에 반짝반짝 빛납니다. 4347.9.20.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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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부르면서 이따금 뭐라고 소리를 지르곤 했는데 … 마치 누가 뒤쫓아 오기라도 하는듯이 이따금 뒤를 돌아다보면서


‘행여(幸-)’는 ‘마치’나 ‘꼭’으로 손봅니다. “오기라도 하는 것처럼”은 “오기라도 하는듯이”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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