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글쓰기



  시골에서 살면서 ‘두 가지 글쓰기’가 있기도 하는구나 하고 느낀다. 하나는 군수님이 좋아할 만한 글이고, 다른 하나는 마을사람이 좋아할 만한 글이다. 그런데, 다른 갈래에서 ‘두 가지 글쓰기’가 있기도 하다. 새마을운동에 길든 시골사람이 좋아할 만한 글이 하나요, 숲을 가꾸려는 시골사람이 좋아할 만한 글이 다른 하나이다. 더 생각한다면, 아이를 모두 도시로 보내는 시골사람이 좋아할 만한 글이 하나이고, 아이와 함께 시골에서 푸른 숨결이 되어 지내려는 시골사람이 좋아할 만한 글이 다른 하나이다.


  굳이 이것과 저것으로 가를 까닭은 없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글이 스스로 이처럼 갈린다. 아마, 삶이 이처럼 갈리기 때문이리라. 나무를 심는 사람과 나무를 베는 사람이 다르다. 핵발전소가 있어야 전기를 쓸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과 핵발전소 없이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 쓰자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르다. 삶을 헤아리는 만큼 글이 다르다. 삶을 가꾸는 만큼 글이 새롭다. 삶을 사랑하는 만큼 글이 거듭난다. 4347.0.1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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