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손은 닳지 않는다. 일하고 또 일해도 손가락과 손바닥에 손그림이 그대로 있다. 그런데 흙을 만지고 물을 만지며 나무를 만지고 풀을 만지는 사이 꾸덕살이 잡히고 뭉툭해진다. 아주 커다란 손이 된다. 그리고 기계를 만지고 만지다 보면 손그림이 지워지곤 한다. 기계는 여느 연장과 달리 손그림이 닳아서 사라지도록 한다. 왜 그럴까? 서정홍 님이 쓴 동시를 모은 《닳지 않는 손》을 읽는다. 서정홍 님이 쓰는 동시는 ‘일하는 사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나 이제나 동시를 쓰는 어른 가운데 ‘일하는 사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는 아주 드물었다. 동시를 쓰는 어른은 으레 ‘일 안 하는 사람 이야기’만 담았다. 그도 그럴 까닭이, 동시를 쓰는 어른 스스로 으레 ‘일 안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시를 쓰는 사람은 어떠한가? 소설을 쓰거나 동화를 쓰는 사람은 어떠한가? 일이란 무엇일까? 놀이란 무엇일까? 삶을 밝히거나 가꾸는 이야기란 무엇일까? 이 땅에서 수수하고 투박하게 살아가는 여느 사람들 목소리가 생생하게 시와 동시와 소설과 동화로 태어날 수 있기를 빈다. 4347.9.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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닳지 않는 손- 서정홍 동시집
서정홍 지음, 윤봉선 그림 / 우리교육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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