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표 한자말 195 : 산(山)
싸리꽃을 애무하는 산(山)벌의 날갯짓소리 일곱 근
《안도현-간절하게 참 철없이》(창비,2008) 10쪽
산(山)벌
→ 멧벌
한라산은 ‘한라산’이지 ‘한라山’이 아닙니다. 북한산은 그저 ‘북한산’입니다. 구태여 한자 ‘山’으로 적을 까닭이 없습니다. 산에 사는 토끼는 ‘산토끼’이지 ‘山토끼’가 아니에요.
보기글을 보면 ‘산벌’이라 안 적고 ‘산(山)벌’로 적습니다. 왜 이렇게 적어야 했을까요? ‘산벌’이라고만 적으면 헷갈릴까 봐 이렇게 했겠지요? 그렇지만, 바로 뒤에 ‘날갯짓소리’라 나오니까, “산벌 날갯짓소리”라 적는들 헷갈릴 까닭이 없습니다. 헷갈릴 만하다 싶으면 “멧벌”로 적으면 됩니다.
멧토끼, 멧나물, 멧골, 멧골짝, 이렇게 ‘멧’을 넣으면 되지요. 한국말 ‘메’에 사이시옷을 붙이면 어느 낱말하고도 골고루 어울릴 뿐 아니라, 뜻이 아주 또렷합니다. 4347.8.27.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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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꽃을 어루만지는 멧벌 날갯짓소리 일곱 근
‘애무(愛撫)’는 “주로 이성을 사랑하여 어루만짐”을 뜻하는 한자말입니다. 그러니, 쉽게 한국말로 ‘어루만지다’로 손질하면 됩니다. 또는 ‘쓰다듬다’나 ‘보듬다’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산벌의 날갯짓소리”에서는 토씨 ‘-의’만 덜어도 되고, “산벌이 날갯짓하는 소리”로 다듬어도 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