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말 짓는 애틋한 틀

 (314) 몽당 : 몽당초


타다 만 몽당양초는 / 어머니의 손가락입니다

《조동례-어처구니 사랑》(애지,2009) 28쪽



  ‘몽당-’을 앞에 붙이는 낱말로 ‘몽당비’와 ‘몽당치마’와 ‘몽당연필’을 흔히 씁니다. 자주 쓰거나 오래 써서 길이가 짧아진 것을 가리킬 적에 ‘몽당-’을 붙입니다. 그러니, ‘몽당초’나 ‘몽당양초’라 말할 만합니다. 길다란 과자를 한 입 두 입 베어서 먹다 보면 ‘몽당과자’가 됩니다. 나무젓가락을 오래도록 쓰면 어느새 닳아 ‘몽당젓가락’이 되곤 합니다.


  ‘몽당-’이라는 낱말은 우리 손길과 손때가 탄 느낌을 담습니다. 우리가 마음을 기울여 오랜 나날 함께 누린 삶을 들려줍니다. ‘몽당치마’와 ‘몽당바지’는 오래 입어 닳는다든지, 아이가 키가 자라면서 길이가 짧아진 치마나 바지를 가리킵니다. 그러니, 그저 짧게 입기만 하는 치마나 바지는 ‘몽당치마’라 할 수 없지만, 누군가 이런 낱말을 쓰려 한다면 그이 마음에 어떤 이야기가 도사린다는 뜻이겠지요. 4347.8.2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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