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정육점
인천 배다리에 살던 때에 ‘삼거리정육점’에 곧잘 들렀다. 고기를 사러 들르지는 않고 꽃을 구경하러 들렀다. 이제 와 돌이키면, 왜 그때 고기를 살 생각을 안 했나 모른다. 그러나, 나는 고기를 즐겨먹거나 찾아서 먹지 않다 보니, 정육점 앞에까지 갔어도 “이것 참, 오늘도 꽃이 이렇게 예쁘네!” 하고 침을 질질 흘릴 뿐이었다. 고기에 침을 흘리지 않고, 꽃에 침을 흘렸다. 예쁜 꽃 앞에서 한참 서성였다. 아니, 예쁜 꽃을 물끄러미 바라보느라 뒤에서 자동차가 들어서며 빵빵거려도 못 알아채기 일쑤였다. 얼마나 아름다운 꽃집, 아니 정육점인가. 삼거리정육점이란. 4347.8.26.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골목길 언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