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개비잎 맛있어



  달개비잎을 먹는다. 달개비잎을 먹을까 말까 하고 여러 해 망설이면서 안 먹었다. 풀물을 짤 적에만 달개잎을 훑어서 짰다. 이러다가 올해에 《야생초 편지》라는 책을 읽다가 황대권 님이 옥살이를 하는 동안 달개비잎을 맛나게 먹었다는 이야기를 읽고는, ‘어, 그렇구나.’ 하고 느꼈다. 나도 마당에서 달개비잎을 뜯어 본다. 입에 넣기 앞서 손가락으로 살살 어루만진다. 무척 매끄러우면서 보드랍다고 느낀다. 입에 넣어 살살 씹는다. 좋아, 괜찮구나.


  나는 황대권 님이 쓴 글을 읽으며 달개비잎을 맛나게 먹자고 생각하는데, 누군가는 내가 쓴 글을 읽으며 달개비잎을 즐겁게 먹자고 생각할는지 모르리라.


  달개비잎을 신나게 뜯는다. 헹군 뒤 접시에 담는다. 밥상에 올려 함께 먹는다. 앞으로 우리는 즐겁게 달개비잔치를 누리자. 4347.8.1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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