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를 언제나 자전거에 태우고 나들이를 다니는데, 올해 일곱 살인 큰아이가 샛자전거에 앉은 채 아버지한테 묻는다. “아버지, 내가 더 크면 어떤 자전거를 타?” “벼리가 더 크면 이제 혼자 자전거를 타야지.” “쳇!” 혼자 자전거를 타면 어디이든 스스로 가고픈 데로 신나게 달릴 수 있는걸. 네가 오늘은 쳇쳇 할는지 모르지만, 아마 네가 열일곱 살이 되면 어릴 적에 그렇게 뱉은 말을 못 떠올릴는지 몰라. 아니, 네 어릴 적 말을 떠올리면서 ‘나이가 들어도 함께 달리는 자전거가 한결 재미있어!’ 하고 외칠는지 모른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자전거는 으레 ‘혼자 타는 것’으로 여기기 일쑤인데, 혼자 아닌 둘이나 셋이 함께 타는 자전거가 있다. 넷이 함께 타는 자전거도 있다. 굳이 혼자서 두발자전거를 몰면서 다녀야 하지는 않는다. 여럿이 함께 발판을 구르면서 사이좋게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는 일은 대단히 재미있으면서 즐겁다. 그림책 《난 자전거를 탈 수 있어》에 나오는 아이는 다섯 살이 된다. 다섯 살이 되면서 혼자 두발자전거를 타고 싶다는 꿈을 키운다. 그런데, 다섯 살에 두발자전거를 혼자 탈 수 있을까? 타려고 하면 탈 수도 있다. 다만, 몸과 힘살과 키가 작거나 여리기에 많이 벅차다. 다섯 살이라면 언니 오빠 자전거에 폭삭 앉아서 “자 달려 보라구!” 하면서 놀아도 된다. 즐겁게 자전거 짐받이에 앉아서 놀다가 일곱 살을 맞이하고 아홉 살을 맞이할 무렵 혼자서 두발자전거로 옮겨타도 된다. 그래, 그러니까 그렇다. 두발자전거를 타야만 ‘자전거 타기’이지 않다. 샛자전거에 타고 ‘자전거 타기’이다. 넷이나 둘이 함께 타는 자전거에 타도 얼마든지 ‘자전거 타기’이다. 4347.7.22.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 난 자전거를 탈 수 있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햇살과나무꾼 옮김, 일론 비클란드 그림 / 논장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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