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옮기기 (사진책도서관 2014.7.1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고흥에 뿌리를 내리는 우리 도서관을 어떻게 할까를 놓고 지난 석 달 여러모로 생각을 하면서 지냈다. 더는 책과 책꽂이를 옮기지 않으려고, 고흥에 들어온 뒤 책꽂이를 골마루 바닥에 못을 꽝꽝 쳐서 박았다. 책짐을 꾸리거나 나르는 데에 품과 겨를을 들이고 싶지 않았다. 이러다가 신안군에서 ‘책마을’을 만들자면서 찾아오니 이래저래 싱숭생숭했다. 생각을 연 공무원이 있구나 싶은 신안군이니 참으로 놀라웠고, 그곳에서는 무엇이든 다 잘 되겠다고 느꼈다. 앞으로는 다른 군청에서도 이렇게 생각을 여는 공무원이 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짐을 꾸리고 싶지 않았으나, 한 달 즈음 책짐을 싸 보았다. 마음속에 어떤 응어리가 있기 때문에 책짐을 꾸렸다고 느낀다. 꼭 신안이 아니어도, 곡성이나 구례 같은 곳은 터도 마을도 아름답다 할 만하니, 고흥을 떠나는 일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오늘, 책꽂이 자리를 조금 옮긴다. 바닥에 박은 못을 뺀다. 석 달 동안 미루느라 말라붙으려는 니스를 녹인다. 곰팡이가 피지 않기를 바라며 책꽂이 하나에 니스를 바른다. 한국말사전 자료를 놓은 둘째 칸 책꽂이를 바꾸어 보기로 한다. 니스가 다 마르자면 하루쯤 묵혀야 하니, 오늘은 자리만 잡는다. 이튿날 다시 와서 마무리를 지어야지.


  일곱 살 사름벼리는 도서관 골마루에 폭삭 앉아서 만화책을 본다. 여름이라 골마루 바닥은 시원하다. 틈틈이 골마루를 닦으니, 아이가 바닥에 앉아도 된다. 처음 이곳에 들어올 적에는 더께가 두꺼워, 엄청난 먼지를 닦고 털고 쓸고 치우느라 참 긴 나날 땀을 들였다.


  다른 곳으로 떠나기보다 고흥에 그대로 뿌리를 내리자는 생각을 굳힌 만큼, 사진책도서관 몫, 한국말사전 연구실 노릇, 아이들 놀이터이자 배움터, 우리 삶터이자 보금자리, 이렇게 네 가지로 흐를 수 있는 길로 나아가도록 힘을 쓰자. 하면 된다.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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