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갓꽃 책읽기
쑥갓이 쑥쑥 자라면서 꽃대가 뻗는다. 모든 풀과 나무는 꽃을 피우니, 쑥갓은 쑥갓꽃을 피운다. 쑥갓은 쑥갓다운 꽃을 피운다고 할 텐데, 샛노란 꽃이 피어나기도 하고, 하얀 빛이 감도는 꽃이 피어나기도 한다. 꽃잎이 다닥다닥 붙은 채 피어나기도 하고, 꽃잎이 성기게 벌어진 채 피어나기도 한다. 모두 쑥갓꽃이면서 다 다른 쑥갓꽃이다.
그리 굵지도 크지도 않은 줄기에 꽃송이가 꽤 소담스럽다. 바람이 살랑 불기만 해도 커다란 꽃송이가 한들한들 춤을 춘다. 노란 꽃이 노랗게 춤을 춘다. 하얀 빛을 머금은 노란 꽃무더기가 다 같이 춤을 춘다.
온통 짙푸른 밭자락에 쑥갓꽃은 맑은 빛을 베푼다. 햇볕이 후끈후끈 뜨거운 한여름에 쑥갓꽃은 더욱 눈부시게 빛난다. 온 여름을 가득 담아 꽃송이가 통통하고, 이 통통한 꽃송이에서 쑥갓씨가 토실토실 알뜰히 여물겠지. 4347.7.1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