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립 Bleep - 일상의 현실을 바꾸는 무한한 가능성의 발견
윌리암 안츠 외 지음, 박인재 옮김 / 지혜의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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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면 얼마나 알까 (양자물리학과 마음)
What The Bleep Do We Know!?, 2004


  영화 〈다빈치 코드〉를 보면서 생각한다. 오늘 이 영화를 이렇게 한 번 보는데, 앞으로 이 영화를 다시 볼 일이 있을까? 여러모로 생각을 건드리는 대목이 나오지만, 생각을 건드리는 이야기보다는 뭐라고 할까, ‘영화 보는 재미’를 돋울 만한 대목이 더 자주 나오는구나 싶다. 그래도 거의 마지막에서 주인공 여자가 깃들려 하는 깊은 숲속 아름다운 풀빛과 하늘빛은 더없이 사랑스럽다. 어쩌면, 〈다빈치 코드〉라는 영화에서는 거의 마지막에 나오는 모습 하나를 빼고는 내 마음에 남는 이야기가 없을 수 있구나 싶다. 누구라도 저렇게 아름다운 숲에 깃들면 ‘사랑을 생각해서 삶을 사랑스레 지으며 웃’지, 이웃을 해코지하거나 동무를 밟고 올라서려는 생각을 터럭만큼도 안 하겠다고 느꼈다. 생각해 보라. 오늘날 사람들은 영화 〈다빈치 코드〉 거의 마지막에 나오는 그 아름답고 멋진 숲에 깃들지 못한다. 쳇바퀴처럼 회사원 노릇을 하고, 쳇바퀴처럼 은행계좌 월급을 받는다. 쳇바퀴처럼 자가용을 몰거나 버스·전철로 회사와 집을 오갈 뿐이며, 쳇바퀴처럼 아파트에 기대어 살아갈 뿐이다.

  영화 〈What The Bleep Do We Know!?〉는 한국에서 디브이디로 나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2010년에 책으로 나왔다. 디브이디로 이 영화를 찾기는 어렵지만, 유투브에서는 이 영화를 손쉽게 찾아서 볼 수 있다.

  양자물리학이란 무엇인가. 마음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이야기란 무엇인가. 잘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어떤 학교와 회사와 공공기관과 언론과 논문에서도 이러한 대목을 밝히지 않는다. 마음을 가르치는 교과서가 있는가? 삶을 노래하는 학교가 있는가? 사랑을 밝히는 회사가 있는가? 꿈을 꾸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언론이나 논문이 있는가?

  생각이 삶을 짓지만, 생각을 하자면 먼저 제대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스스로 가려는 길을 제대로 바라보아야 느끼고, 바라보면서 느낄 때에 비로소 천천히 알아차릴 수 있으며, 보고 느끼며 알아차릴 때에 삶으로 지을 생각을 마음에 심을 수 있다.

  영화 〈What The Bleep Do We Know!?〉는 여러 차례 본다. 틈틈이 새롭게 본다. 내 생각을 찬찬히 다스리려고 본다. 아이들과 함께 시골에서 누리는 빛을 슬기롭게 가다듬어 즐거운 노래가 되면서 푸른 숲을 가꾸는 산들바람이 되기를 꿈꾸면서 본다. 4347.7.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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