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아파



  손가락을 여러모로 다친다. 다친 자리가 아물려면 일을 하지 말거나 물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만, 집일을 하면서 일을 쉬거나 물을 안 만질 수 있는가. 내가 혼자 살면 모르되, 아이들과 복닥이며 하루를 누리는 삶인 만큼, 다친 손가락으로 이것저것 똑같이 한다. 빨래를 하거나 밥을 지으면서 ‘아차, 내 손가락이 다쳤지.’ 하고 뒤늦게 깨닫지만, 뭐 그냥저냥 물을 만지고 일을 한다. 생채기에서 고름이 나오고 피가 흐르지만 ‘괜찮아, 이 일만 마치고 한동안 물을 안 만지면 되지.’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내 다시 일을 하고 물을 만진다. ‘아이고, 손가락을 또 잊었네.’ 하고 되새기면서 ‘미안해, 미안, 잘 봐 주렴.’ 하고 손가락한테 말한다. 내 손가락은 아픔을 잊다가 떠올리면서 온갖 일을 해 준다. 아이들 사이에서 새근새근 잠든다. 더없이 고맙다. 4347.7.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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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2014-07-03 10:31   좋아요 0 | URL
많이 불편하시겠네요.
물 닿으면 계속 덧날거에요.
손가락 상처가 아물때까지만이라도 고무장갑을 사용하면 좋을텐데요.
상처 난 손으로 음식 만드는게 더 안 좋거든요.
전 종이 셀 때 손가락에 끼우는, 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그 고무를 손에 끼우기도 합니다.
임시방편은 되더라고요.
얼른 낫기를 바랍니다.



숲노래 2014-07-03 10:42   좋아요 0 | URL
집에 고무장갑을 아예 안 두다 보니... ^^;;;
손가락씌우개도 있는데,
손가락씌우개를 써도 물이 스미더라구요 ㅠ.ㅜ

그래서 그냥 밴드를 붙였습니다.
이 손가락들이 얼른 아물어야지요~!!!
이궁~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