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개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 말고는 아무 할 일이 없었다. 보는 행위는 뚫어지게 보는 것으로 변형되었는데, 더 오래 뚫어지게 볼수록 귀는 더 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두 눈을 뜨고 자는 것 같았다. - P158

나는 가시성은 하나의 멍에라고 말했다. - P159

나는 다른 뭔가의 도움을 받아 기억을 되살리려하지 않는다. 보조도구를 써서 기억에 박차를 가하는 일은 시도조차 한 적 없다. 기억은 빛이 바래고 다른 기억과 연결되어야만 기억이 된다. 그 경계가 사라지고 색깔이나 냄새나 맛이 덜해질 때 말이다. 기억은 힘을 잃어야만 별 해를 끼치지 못한다. - P258

나는 모성애라는게 모든 여성에게 다 적용되는 특징은 아니라는 걸 일찍 깨달았어요. 아이를 갖느냐 안 갖느냐, 그건 개인이 결정할 문제고 사회는 거기에 끼어들면 안된다는 것도요. 마를레네는 결코 어머니가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었죠. - P281

나는 내 어머니에게서, 내 어머니에게서 라는 말은 머릿속에서 메아리를 쳤고, 때로 이 메아리는 질문으로 바뀌었다. 나는 내 어머니에게서 무엇을 물려받았을까? 나는 내 어머니에게서 무엇을 물려받았을까?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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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생각을 발효시키고 성장시키는 방법은 기록이었다. 그리고 기록은 어쩌면 대화일지도 모른다. 내가 나에게 던지는 대화.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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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이 자긍심으로 변화하는 순간 말이다. 이 자긍심은철저히 정치적인데, 정상성과 규범성의 메커니즘에 그근본에서부터 도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누구인지를 스스로 다시 표명하는 일은 무無로부터출발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기 정체성을 주조하기 위한느리고 인내가 필요한 작업을, 사회질서가 우리에게부과했던 바로 그 정체성으로부터 수행해간다. 그런이유로 우리는 모욕과 수치심에서 결코 해방될 수 없는것이다.  - P256

우리는 상처를 입히는 욕설의 작용과 그것의능청스런 재전유 사이에서 항상 아슬아슬하게 균형을잡으며 살아간다. 우리는 결코 자유롭지 않으며자유로워질 수도 없다. 우리는 사회질서와 그 예속화하는힘이 매 순간 모든 이에게 가하는 무게에서 어느정도까지만 해방될 수 있을 뿐이다.  - P257

.......‘자기 변형은 과거의 흔적들을 통합하지않고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과거를보존한다. 이는 아주 단순하게 말하자면, 우리가 그세계에서 사회화되었기 때문이고, 그 과거가 우리 안에상당 부분 현존해 있으며,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아가는세계에서 여전히 우리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과거는 여전히 우리의 현재다. 따라서 우리는 표명되고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재표명되고 재창조된다(무한정재착수해야 하는 과업처럼).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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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버전이 좋다. 둘이서 융프라우에 오르는 버전이.

인간은 아름다운 얼굴을 사랑합니다. 신께선 모두를 사랑하신다 하지만, 그 말을 전하는 인간은 결코 모두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 P376

인간이 누구나 같을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억울한 점이 있다면... 그런 것입니다. 왜 균등한 조건이 주어진 듯, 가르치고 노력을 요구했냐는 것입니다. 더불어 누군가에게 잣대를 들이댄다면... 그것은 분명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한 부분이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한 번도 스스로의 인생을 평가받지 못했습니다.
- P380

말하자면 저는, 세상 모든 여자들과 달리 자신의 어두운 면만을 내보이며 돌고 있는 ‘달’입니다. 스스로를 돌려 밝은 면을 내보이고 싶어도... 돌지 마, 돌면 더 이상해...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달인 것입니다. 감춰진 스스로의 뒷면에 어떤 교양과 노력을 쌓아둔다 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달인 것입니다. 우주의 어둠에 묻힌 채 누구도 와주거나 발견하지 못할... 붙잡아주는 인력이 없는데도 그저 갈 곳이 없어 궤도를 돌고 있던 달이었습니다. 그곳은 춥고, 어두웠습니다.
- P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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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극장 - 시대를 읽는 정치 철학 드라마
고명섭 지음 / 사계절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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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핼릿 카는 역사를 두고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했지만, 더 찬찬히 생각하면 역사는 ‘과거와 미래의 대화‘다. 역사란 ‘미래를 앞에 두고 과거를 읽음으로써 현재를 여는 일‘이다. - P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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