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랑팔랑 나비 되어


  영등포에서 다섯 시간 달린 기차가 순천에 닿는다. 이제 아이들과 나는 한시름 놓는다. 얘들아 버스역까지 신나게 노래하고 춤추면서 걸어가자. 십 분 즈음 걸을 무렵 큰아이가 기운을 차리는지 두 팔을 활짝 벌린다. 야야 소리를 지르며 팔랑팔랑 난다. 큰아이가 좋아하는 나비가 된다. 동생도 누나 따라 나비춤을 춘다. 깔깔 웃음소리가 순천 시내에 퍼진다.

  버스역에 닿아 표를 끊는다. 버스에 오른다. 두 아이가 땀을 들이며 쉰다. 기운이 빠지면 글에서도 기운이 빠진다. 스스로 나비가 되어 팔랑팔랑 춤추면 나비 눈빛과 춤사위를 담아 글빛을 밝힌다. 고운 숨결이 푸르게 흐른다. 4347.6.2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