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37] 바뀐 날씨



  날씨가 바뀝니다. 해마다 꽃이 일찍 피고, 해마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늦게 끝납니다. 해마다 봄가을이 줄어들면서 여름겨울이 늘어납니다. 해마다 소나기가 사라지는 한편, 막비가 나타나요. 여름과 가을을 흔들던 거센 비바람이 한국에 찾아오는 일이 드물면서, 때 아닌 비바람이 찾아들곤 합니다. 예부터 네 철이 뚜렷하던 날씨였으나, 시나브로 철을 잃거나 잊는 날씨로 바뀝니다. ‘바뀐 날씨’예요. 그런데, 어른들은 바뀐 날씨를 안 느끼거나 못 느낍니다. 어른들은 바뀐 날씨를 바로잡으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바뀐 날씨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마당이나 골목이나 들에서 놀지 못하면서 학교나 학원에 매이기 때문입니다. 이러면서 학문과 정치로 ‘기후변화(氣候變化)’를 말하거나 따져요. 몸으로 ‘바뀐 날씨’를 느끼지 못하면서 머리로 ‘바뀐 날씨’를 어떻게 맞아들일까요. ‘제철 날씨’가 사라지는 흐름을 읽지 못하면서 학문과 정치로만 ‘기후변화’를 이야기하면 우리 삶터를 어떻게 바로세울 수 있을까요. 4347.6.1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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