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枚のハガキ (リンダブックス) (文庫)
신도 가네토 / 泰文堂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한 장의 엽서

一枚のハガキ, 2010



  ‘엽서 한 장’밖에 쓸 수 없던 태평양전쟁 때에, 시골에서 조용히 살던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야 했을까. 전쟁은 틀림없이 일본이 저질렀다. 그러나, 전쟁을 일으킨 정치권력자와 경제권력자와 지식권력자는 죽지 않는다. 죽는 사람은 시골사람과 가난한 도시내기이다. 시골사람과 가난한 도시내기, 여기에 식민지 백성이 총알받이로 끌려간다. 전쟁은 왜 일으켜야 했을까. 일본은 왜 아시아와 미국으로 쳐들어가야 했을까. 그리고,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는 지구별에서 식민지를 늘리려 했을까. 전쟁무기를 마련할 돈으로 나라살림을 가꾸면 아무 걱정이 없지 않을까. 정치권력이나 경제권력이 없이, 스스로 흙을 일구어 살아가면 다툼이나 싸움이란 없이, 언제나 평화와 사랑이 넘치지 않을까.


  ‘엽서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만난다. 끔찍한 전쟁에서 끔찍한 일을 겪고 살아남은 두 사람이 만난다. 두 사람은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어떻게 풀어야 할는지 모르는 채 ‘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채 살다가 울음을 터뜨린다. 그리고, 집을 불태운다. 집이 불타고 난 자리에 ‘밀알 한 톨’을 심기로 한다. 집터에 있던 돌과 나무를 걷어낸다. 마당과 집터를 쟁기로 천천히 갈아엎는다. 맨발로 흙을 밟고, 맨손으로 흙을 보듬는다. 씨앗을 심는다. 겨우내 밀싹이 올라온다. 밀싹을 조곤조곤 밟는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어 밀이 싱그러이 자란다. 여름을 앞두고 누렇게 익어 물결친다. 집터와 마당에 심은 밀알이기에 밀밭은 그리 넓지 않다. 그러나, 옛집을 헐어 들이 된다. 두 사람은 헛간에서 지낸다. 헛간은 두 사람이 살기에 넉넉하다. 아니, 사람은 누구나 조그마한 집이면 넉넉하다. 조그마한 집에서 살며 넓은 들과 숲을 누리면 된다. 물은 냇가에서 길면 된다. 적게 먹고 적게 쓰면서, 삶을 푸르게 빛내면 된다.


  신도 가네토라는 아흔아홉 살 영화감독이 2010년에 이 영화를 찍었단다. 신도 가네토라는 분은 백 살이 되던 2011년에 숨을 거두었단다. 일본사람이면서 ‘일본이 싫’고 ‘전쟁이 싫으’나, 삶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려는 넋을 영화에 알뜰히 담았구나 싶다. 한국사람은 나는 무엇을 사랑할 때에 아름다울까. 한국사람은 나는 어떻게 살아갈 때에 착할까. 4347.6.1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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