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태어나서 지낸다 해서 언제나 메마르거나 팍팍한 이야기만 주고받지 않는다. 도시에 있는 아파트에서 태어나 자란다 해서 늘 갑갑하거나 따분한 이야기만 주고받지 않는다. 시골에서 태어나 지낸다 하더라도 으레 농약과 비료와 비닐과 항생제와 농협 이야기만 주고받는다면 메마르거나 팍팍하다. 시골에서 태어나 자란다 하더라도 학교에서나 마을에서나 집에서나 하루 빨리 시골을 떠나 도시로 가라는 소리만 들으면 갑갑하거나 따분하다. 아이들은 어떤 노래를 들어야 할까. 어른들은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할까. 도시이기에 시멘트를 서러워 할 까닭이 없고, 시골이기에 들과 숲을 기뻐할 까닭이 없다. 오늘날에는 도시이고 시골이고 들과 숲이 사라지면서 시멘트만 늘어난다. 그나마 있는 들과 숲에는 고속도로와 골프장과 관광단지와 공장이 들어선다. 이제서야 ‘새마을운동 슬레트지붕’을 걷어낸다며 법석을 피우는데, 핵발전소와 송전탑은 그치지 않는다. 무엇이 문화이거나 문명이거나 진보일까. 무엇이 교육이거나 문학일까. 대학입시가 지옥처럼 버틴 한국에서 어른들이 짓는 문학은 아이한테 어떻게 읽힐 만할까. 지옥처럼 버티는 대학입시를 없애려 하지 않는 한국에서 아이들은 어떤 꿈과 사랑을 품을 수 있을까. 정세기 님 동시집을 읽으며 생각한다. 어른이 쓸 시(동시)와 아이가 읽을 시(동시)는 어떠할 때에 아름다울까. 4347.6.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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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이 누고 간 똥
정세기 지음, 고성원 그림 / 창비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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