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비름을 바라보면서



  2011년에 고흥에 보금자리를 얻어 살아가는 우리 식구는 2012년에 쇠비름을 엄청나게 만났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쇠비름이 돋았다. 그런데 2013년부터 쇠비름이 자취를 감춘다. 아니, 얘들이 어디로 갔담?

  누군가는 쇠비름을 끔찍한 ‘잡풀’로 여긴다. 모조리 뽑아서 없애야 할 풀로 여긴다. 우리 네 식구가 충청도 음성에 살 적에도 밭뙈기에 돋는 쇠비름은 빨리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쇠비름 때문에 다른 풀(우리가 심어서 거두려는 남새)은 제대로 못 자란다고들 했다.


  2012년부터 쇠비름을 먹는다. 하도 곳곳에 돋는 쇠비름이기에, ‘쇠비름’이라는 이름을 알지 못한 채 쇠비름을 먹는다. 먹어 보니 쓴맛도 시큼한 맛도 없다. 꽤 좋다. 아이들한테도 내민다. 아이들도 잘 받아먹는다. 한참 쇠비름을 먹고 나서 사진으로 찍어 이름을 여쭈니, ‘쇠비름’이라고 했다. 그리고, 쇠비름은 우리가 즐겁게 먹는 수많은 나물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아직까지 쇠비름을 ‘잡풀’이니 모조리 없애려는 분이 많다. 쇠비름은 아주 맛난 나물인 줄 깨달아 즐겁게 먹는 분이 많다. 그리고, 쇠비름이라는 풀은 아예 모른 채, 생각조차 안 하며 살아가는 분이 많다. 어느 쪽 사람이 가장 많을까?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때에 즐거울까? 4347.6.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