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읽어야 할까 (사진책도서관 2014.4.20.)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사람들은 책을 얼마나 읽어야 할까. 사람들은 책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래 읽어야 할까. 아이들은 책을 얼마나 읽어야 할까. 열 살 어린이와 열다섯 살 푸름이는 책을 얼마나 읽어야 할까. 스물다섯 살 젊은이는 책을 얼마나 읽어야 하고, 마흔다섯 살 어른은 책을 얼마나 읽어야 할까. 쉰다섯 살이나 예순다섯 살에 책읽기를 멈추면, 생각이 멈추거나 사랑도 멈출까. 일흔다섯 살이 되었기에 이제 굳이 책을 더 읽을 까닭이 없다고 여기면, 그만 생각이 뒷걸음질을 하거나 사랑은 사그라들고 말까.
도서관마다 책을 새로 갖춘다. 도서관마다 새로 나오는 책을 꾸준히 갖춘다. 묵은 책을 새로 갖추거나 오래된 책을 차근차근 살피며 갖추려는 도서관을 한국에서 찾아보기란 아주 어렵다. 그러면, 도서관을 찾는 사람은 어떤 책을 읽는 셈일까. 새로 나오는 책만 읽으면 되는 셈인가. 새로 나오는 책만 책이요, 그러니까 2014년에 나온 책이 있으면 2020년이 되면 굳이 안 읽어도 되는 책이라 할 만한가. 2020년에 나오는 책은 또 2025년에는 안 읽어도 되는 책으로 삼아도 될까.
도서관에서 추천도서목록을 만들든, 비평가나 전문가나 교사가 권장도서목록을 엮든, 모두 새로 나온 책을 넣는다. 묵은 책이나 오래된 책은 좀처럼 안 다룬다. 마땅한 노릇일는지 모르나, 헌책방을 샅샅이 살피면서 다녀야 겨우 찾아볼 수 있는 책을 추천하거나 권장하는 일은 없다. 새책방에서 새로 장만하는 책이라고 해서 나쁠 책은 없다. 그리고, 헌책방에서 다리품을 팔아야 하는 책이라고 해서 나쁠 책이 없다. 우리는 새책이나 헌책이 아닌 책을 말할 노릇이고, 새책도 헌책도 아닌 책을 읽을 노릇이라고 느낀다. 그리고, 책을 얼마나 많이 또는 얼마나 적게 읽어야 하는가라는 테두리가 아니라, 삶을 어떻게 가꾸거나 즐거거나 빛내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손에 쥐느냐를 돌아보아야지 싶다.
어떤 책을 얼마나 읽어야 할까. 사람들이 저마다 이녁 삶을 스스로 빛내거나 밝히거나 가꾸거나 일구는 길에는 어떤 책을 곁에 두어야 아름다울까. 도시에서나 시골에서나 도서관은 어떤 책을 건사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터 구실을 할 때에 사랑스러울까.
딸기꽃은 하얗고, 하얀 꽃에 내려앉는 나비도 하얗다. 아이와 함께 서재도서관에서 한참 논다. 등꽃을 바라보고, 새빨간 새봄 단풍나무를 마주한다.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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