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표 한자말 190 : 임도林道
면소재지 뒤안 제암마을에서 자부포 대풍바위까지 이어진 임도林道 또한 한적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강제윤-걷고 싶은 우리 섬, 통영의 섬들》(호미,2013) 242쪽
임도林道
→ 숲길`
→ 숲에 낸 길
→ 숲에 난 길
…
‘임도(林道)’는 “‘임산 도로’를 줄여 이르는 말”이라 합니다. ‘임산도로(林産道路)’는 “벌목한 통나무의 운반, 산림의 생산 관리를 위하여 건설한 도로”라고 해요. 한자말 ‘林道’를 뜯으면 ‘숲 林’ + ‘길 道’입니다. 한자로 지은 낱말이 어떤 뜻인가를 살피면 처음부터 ‘숲길’로 적어야 올발라요.
‘숲길’도 한국말사전에 나옵니다. ‘숲길’은 “숲에 난 길”을 뜻해요. 그런데, 아무래도 사람들은 ‘숲길’과 ‘임도’를 다르게 여기지 싶습니다. 숲길이라 할 적에는 사람과 숲짐승이 오가는 길로 여기지 싶고, ‘임도’라고 할 적에는 산업이나 자원관리 테두리에서 살피지 싶어요.
함께 생각하면 어떨까 싶어 ‘차도(車道)’라는 한자말을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봅니다. ‘차도’는 “= 찻길”로 풀이합니다. ‘찻길’을 다시 찾아보면, “(1) 기차나 전철 따위가 다니는 길 (2) 사람이 다니는 길 따위와 구분하여 자동차만 다니게 한 길”로 풀이합니다. 그런데 자전거는 찻길로 다닙니다. 법으로도 자전거는 찻길로만 다녀야지, 사람이 다니는 거님길로 못 다닙니다. 자전거로 거님길을 다니려면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면서 걸어야 합니다. 건널목에서도 자전거는 타면서 지나가면 안 되고 끌면서 지나가야 합니다. 그렇지만 한국말사전에 나온 낱말뜻만으로는 자전거가 다닐 자리가 안 보여요.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굳이 ‘숲길’과 ‘임도’를 나누어서 쓸 까닭이 없습니다. 모두 ‘숲길’이라 말하면 됩니다. ‘숲길 (1)’와 ‘숲길 (2)’로 뜻을 나누어서 쓰면 됩니다. 산업과 자원관리를 하려고 숲에 내는 길도 마땅히 ‘숲길’입니다. 숲을 누리려고 낸 작은 길도 숲길이고, 짐승이 오가는 길도 숲길이에요. 4347.5.5.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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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소재지 뒤안 제암마을에서 자부포 대풍바위까지 이어진 숲길 또한 한갓지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한적(閑寂)하다’는 ‘한갓지다’나 ‘조용하다’로 다듬어 줍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