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969) 하게 되다(입음꼴·피동) 1 : 있게 되다


무엇보다 아카네는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었어요

《마쓰타니 미요코/햇살과나무꾼 옮김-안녕 모모, 안녕 아카네》(양철북,2005) 65쪽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었어요

→ 편지를 쓸 수 있어요

→ 편지를 쓸 줄 알아요

 …



  한국사람은 언제부터 ‘하게 되다’ 같은 말투를 썼을까요. 이런 말투를 먼 옛날부터 썼는지 안 썼는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요즈음 시골이 아닌 예전 시골 말씨를 살피고, 예전 어린이와 할매 할배 말투를 떠올리거나 찾아볼 수 있다면, ‘하게 되다’와 같은 말투라든지 입음꼴은 쓸 일이 없었지 싶어요.

  “일자리를 얻어 밥을 먹게 되다”처럼 쓰지는 않았습니다. “일자리를 얻어 밥을 먹을 수 있다”처럼 썼습니다. “이런 용어가 사용되면서”처럼 쓰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말을 쓰면서”처럼 썼습니다.


  보기글에 나오듯이 어린이가 글을 익혀 처음으로 편지를 쓰는 일을 가리키는 자리에서도 “아이는 편지를 쓸 수 있습니다”처럼 말했다고 느낍니다. “아이는 이제 편지를 쓸 수 있습니다”라든지 “아이는 이제 편지를 씁니다”처럼 말했구나 싶어요.


  1980년대 끝무렵에 중학교를 다니면서 처음으로 ‘한국말 문법’을 배울 적에, 국어 교사가 알려주기도 했어요. 한국말에는 ‘입음꼴(피동형)이 없다’고 가르쳤어요. 그렇지만, ‘문법 수업’이기 때문에 억지로 입음꼴을 만들어서 ‘문장구조를 짠다’고 가르쳤어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한국은 일본 식민지를 거쳤고, 서양말과 서양 문법을 하나도 못 거른 채 받아들였어요. 한국말 문법이 제대로 서기 앞서 일본말과 서양말이 잔뜩 들어왔고, 외국말을 옮기는 분들은 한국말을 제대로 익히거나 살피지 못한 채, 일본 문법과 서양 문법을 잘못 받아들이기까지 했어요. 게다가, 일본말이나 서양말에는 ‘입음꼴’이 있어요. 한국말에 입음꼴이 없더라도 외국글을 옮기는 사이에 ‘잘 번역하려는 뜻’으로 그만 입음꼴이 엄청나게 들어왔어요. 4347.5.1.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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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아카네는 편지를 쓸 수 있어요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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