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서는 마음



  이야기는 서로 마음과 마음으로 나눕니다. 이야기는 지식이나 정보로는 나누지 않아요.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지식이나 정보로 이야기를 나누려 해요. 이때에는 겉보기로는 이야기가 이루어지는 듯하지만, 정작 이야기라 할 수는 없습니다. ‘지식나눔’이나 ‘정보나눔’이 될 뿐입니다.


  요즈막에 사람들이 세월호 이야기에 그토록 힘을 쏟는데, 막상 ‘예방접종’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궁금합니다. 오늘날 어른들은 아이와 함께 살아가며 예방접종이 무엇인지 얼마나 살피실 수 있을까요. 예방접종에 들어가는 성분이 무엇인지 알면서 어른들이 아이한테 이 주사를 놓을까요. 그저 맞히라고 하니까 맞히지 않을까요. 수은과 포르말린과 알루미늄을 버젓이 집어넣는 예방주사인데, 이런 주사를 반드시 맞혀야 아이가 아프지 않으면서 살 수 있을까요.


  2007년에 나온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스테파니 케이브)라는 책과 2006년에 나온 《예방접종, 부모의 딜레마》(그레그 비티)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책은 예방접종을 어떤 화학약품으로 만드는가를 낱낱이 밝힙니다. 2014년에 《우리 집 백신 백과》(로버트 W.시어스)라는 책이 한국말로 나옵니다. 이 세 가지 책을 보면, 오늘날 이 나라 어른들이 아이한테 맞히는 예방주사에 수은·포르말린·알루미늄이 들어간다고 밝힙니다. 예방접종 문제를 조금 살핀 분이라면, 이 세 가지 때문이라도 예방접종이 무척 무서운 줄 느낍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어버이는 예방접종 성분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부와 학교와 병원에서 맞히라고 하니까 ‘시키는 대로 따르기만 할’ 뿐입니다.


  세월호에서 죽은 아이들은 어른들 탓입니다. 그런데, 우리 어른들은 세월호가 가라앉았아도 아이들을 그저 ‘시키는 대로 따라가야 하는 듯이’ 내몰기만 하고, 우리 어른들 스스로도 ‘삶을 찾고 사랑을 찾으며 사람을 찾는 길’로 좀처럼 접어들지 않습니다. 언론보도에 자꾸 얽매이기만 한다면 참모습도 못 보고 참을 가리는 거짓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왜 이렇게 모두들 세월호 취재와 보도에 목을 매달까요.


  한발 물러설 적에 비로소 참모습을 봅니다. 한발 물러서지 않으면 참모습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헤엄을 못 치는 아이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곳은 깊은 물속이 아니라 얕은 곳입니다. 아이 손을 잡고 한발 물러서서 바라보면 어른도 아이도 깨닫습니다. 한발 뒤로 물러나서 바라보면 비로소 참모습을 볼 수 있고, 삶과 사랑을 볼 수 있어요.


  우리는 우리 스스로 사랑스럽고 아름다우며 즐겁게 살아갈 숨결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우리와 똑같이 사랑스럽고 아름다우며 즐겁게 살아갈 숨결입니다. 어른들 잘못 때문에 그만 푸른 꽃을 피우지 못한 채 떠난 아이들도 사랑스럽고 아름다우며 즐겁게 살아야 하던 숨결입니다. 대학입시에 목을 매달아야 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언제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우며 즐겁게 살아갈 숨결입니다.


  예부터 시골사람은 전쟁이 터져도 씨앗을 심었습니다. 예부터 시골사람은 전쟁이 터지는 한복판에서도 풀을 뜯고 밥을 지으며 베틀을 밟고 절구를 찧었습니다.


  세월호라는 배가 가라앉아 수많은 아이들이 죽고 말았지요. 어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른들은 우리 삶과 삶터를 어떻게 다시 지어야 할까요. 우리 아이들을 대학입시로 똑같이 밀어넣어야 할까요. 세월호에서 빠져나와 살아남은 아이들한테 다시 교과서를 외우도록 하고 대학입시만 살피도록 해야 할까요.


  씨앗을 심는 손길을 돌아보고 깨달을 수 있기를 빌어요. 한발 물러서서 참모습을 읽고 참삶을 가꾸는 길로 걸어갈 수 있기를 빌어요. 한발 물러서는 까닭은 두발 앞으로 나오고 싶기 때문입니다. 한발 물러나는 까닭은 앞으로 한결같이 씩씩하게 걸어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4347.4.2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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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4-04-29 05:14   좋아요 0 | URL
글이라는 게 한 허리를 베어쓰면 독해지는 것 같아요...독은 베는 칼에 묻은 것일 텐데요...

숲노래 2014-04-29 06:40   좋아요 0 | URL
허리란 무엇이고
독이란 무엇일까요.

글이든 삶이든 사랑이든 사람이든
누구나 스스로 읽으려 하는 만큼 읽고
마주하려 하는 만큼 마주하며
받아들여 살아내려 하는 만큼 받아들여 살아낼 수 있습니다.